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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회>오래된 간장 독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7/07/02 [14:14]

 고모님네 집 뒤란에 절푸데기 앉아 있는 간장 독
뱃속이 시커먼 놈은 똥배가 나왔다고?
고모님이 먹은 것이라고는 소금 몇 되에
메주 두어 덩이 뿐인데
허리통이 굵다
간장독에는 고모님의 한 생이 빈 하늘을 품고 있었다


감 잡을 수 없는 시간들이 모여
고모님의 갈증나는 세월들을 켜켜이 절여놓은
간장독
빗금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여닫는다

고모님의 삶이
소금밭이었는지 콩꽃이였는지
생각이 여기에 머물자
고모님의 손끝이
깊은 맛을 우려내고 있었다


오래된 간장독에서
고모님의 얼굴을 소주병이 철철 넘치도록 퍼 담아 왔다

 


 

 

 

된장·고추장·간장은 한국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3대 양념재료다. 최근 쌀 소비가 줄면서 전통 장의 소비도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구식 식습관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늘면서 밥 대신 라면이나 빵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혼밥족'들이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김밥 등으로 한 끼를 해결하기 때문에 장류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한다. 또 다른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나트륨 섭취량이 많다는 이유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덜 짜게 먹기 캠페인인 ‘저염식이 건강에 좋다’는 영향도 크다. 속담에 ‘흥하는 집안의 장맛은 달고, 망하는 집안의 장맛은 구린내 난다’ ‘장맛이 나쁘면 집안이 기운다’고 했다. 이는 장맛을 내는 솜씨와 간수하는 정성이 흔들리면 살림이 흥할 수 없다는 뜻이다. 장을 담글 때는 창호지로 입을 봉하기도 했다. 장독에는 부정 타지 말라고 금줄을 두르거나 버선을 매달았다. 된장·고추장·간장 담그는 부녀자는 사흘 외출을 삼갔다. 장독을 청소할 때는 반드시 행주로 닦았다. 물을 끼얹으면 ‘가시가 난다’ 했다. 장맛이 변한다는 말이다. 다행이도 해외 여러 나라에서 우리의 전통 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발효식품의 우수성이 이미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된장, 고추장, 간장이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장류가 대접받을 세상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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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02 [14:14]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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