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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회> 프라이팬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7/07/09 [15:08]

 사십년 전에 우리 집에 왔다
연지 찍고 곤지 찍고 꽃가마 타고 온 프라이팬
평생을 가스레인지 위에 올라앉아 엉덩이가 짓무르도록 지지고 볶았다
그게 삶의 전부였다

 

마디마디 기름기 다 빠져 힘이 부치는지
요즘은 뒤집어 놔도 계란후라이 마저 자꾸만 달라붙는다

 

나사가 헐거워졌을 때도 제대로 죄어 준 일 없는
보링裏替* 한 번 해 본 일이 없는
저 프라이팬
거울 한 번 들여다보지 않아 얼굴이 시커멓다

 

들들들 볶으면 덜덜덜 떤다 프라이팬에서
볶이며 떨고 있는 것
주눅들은 나다
엎어지라면 엎어지고 뒤집어지라면 뒤집어지는

 

이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이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Made in Korea 아내표 프라이팬

 

*리체裏替 : `사물의 속이나 내부를 대체하거나 바꿔치기 한다`는 뜻

 

 


 

 

 

계란은 양질의 단백질은 물론 비타민과 미네랄까지 풍부해 완전식품이라 불린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성장기 어린이에게 꼭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양에서는 부활절 아침에 달걀을 먹는 풍습이 있다. 이는 긴 사순 기간에 결핍된 영양을 달걀을 통해 보충하려는 지혜의 발로다. 계란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 중에 만만한 것이 후라이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 계란 후라이를 제대로 요리하기는 생각 보다 어렵다. 잘못하면 후라이팬에 계란이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게란후라이를 만들 때 중요한 것은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는 것이다. 얇고 고르게 발라야 계란이 후라이팬에 눌어붙지 않고 예쁘게 붙여진다. 그렇지 않으면 엉망이 된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불의 세기 조절이다. 계란 후라이를 센 불에서 요리하면, 계란이 기포가 일면서 풍선 모양이 된다. 잘못하면 아래는 타고 노른자는 안 익는다. 문제는 뒤집기다. 뒤집기야말로 계란후라이의 고난도이자 미션이다. 그 옛날 누런 벤또에 들어있는 엉성한 계란후라이! 생각만 해도 목이 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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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09 [15:08]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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