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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 ‘자(者)’가 넘쳐나는 세상
 
신영조 논설위원ㆍ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7/07/30 [15:53]

 

▲ 신영조 논설위원ㆍ시사경제 칼럼니스트    

최근 몇 년간 지겹도록 보고 들어 온 ‘갑질’ 논란은 우리 사회의 큰 화두로 ‘상수(常數)’가 된지 오래다. 사회적 위치나 권력을 이용해 상대적 강자가 약자를 억누르고 착취하는 정치인이나 재벌 같은 권력자의 행태에 수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이러한 불공평은 우리네 사회생활에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그래서 우리들은 그러한 부류에 ‘놈 자(者)’를 인용한다. 지금은 ‘놈‘자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어느 한순간 ‘님’이나 ‘인(人)’, ‘가(家)’, 또는 ’사(師)’가 ‘놈’으로 변하며 호칭된다.


폭우에 따른 물난리 중 외유성 유럽 연수를 떠나 비판을 받자 “국민이 레밍 같다”며 막말을 한 김학철 충북도의원을 향해 손석희 앵커가 ‘놈’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자들의 망언을 듣고 있어야 하는가. 여기서 ‘者’字는 ‘놈 者’字입니다"라고 말해 망언을 한 자들을 ‘놈’에 빗댔다. 장마철에 불쾌지수 높인 는 것은 물론 부활을 희망하는 보수 쪽에서는 김 도의원이 ‘X맨’이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조기 귀국한 김학철 충북도의원이 ‘레밍’발언에 대해 해명하면서 더 커졌다. 김 의원이 귀국한 뒤 ‘레밍’ 발언은 다소 오해가 있었으며, 국민이 아닌 언론보도를 레밍 신드롬에 빗대 말하려는 의도였다고 말 했다지만 일종의 위기모면용 ‘말 바꾸기’로 보인다.
1980년 존 A. 위컴 당시 주한 미군 사령관은 “한국민은 들쥐 같아서 누가 지도자가 되어도 따를 것”이라며 레밍의 원조 격인 발언을 한 바 있다. 즉 레밍은 집단주의가 다소 중시되는 우리나라를 혹은 국민을 빗대며 주로 비하하는 표현으로 사용한 것이다. 지난해 7월에는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술자리에서 “99%의 민중은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며 영화 대사를 인용해 자기 생각을 밝힌 사실이 알려지며 파면되기도 했다.


최근 레밍의 의미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레밍(lemming) 또는 나그네쥐는 집단 자살 습성으로 유명하다. 비단털쥐과에 속하는 설치류의 일종으로, 쥐 가운데 작은 것을 부르는 말이거나 레밍족에 속하는 동물, 특히 노르웨이레밍(Lemmus lemmus) 한 종만을 일컫는 말로써 집단 자살로 유명하다. 특히 디즈니의 영화 <하얀 광야>에 나오는, 수십 마리의 레밍이 고의로 바다에 뛰어드는 장면 때문에 유명해졌다.
실제로 이는 다른 설치류에게서도 나타나는 현상으로,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종이 사방으로 서식지를 찾아 돌아다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보통은 눈이 나쁜 레밍이 바다를 쉽게 건널 수 있는 작은 강으로 착각해서 ‘자살’ 현상이 일어난다.


특히 국민들이 뽑은 일명 ‘금배지’라고 불리는 국회의원들의 행태(行態)가 마음에 안 들 땐 사용하는 표현 또한 ‘놈’이다. 국회의원 배지는 사실 ‘은배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99%의 은 위에 금을 살짝 입힌 수준이라 가격은 3만5,000원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 금배지가 가지는 위력은 대단하다. 배지가 그 사람의 소속 또는 지위를 표시하는 상징물이란 점에서 배지를 단 국회의원의 막강한 힘과 특권의식까지 금배지에 녹아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금배지는 손가락질의 대상이기도 하다. 금배지를 단 정치인들의 행태가 국민의 요구와 의식수준에 못 미치다 보니 금배지를 폐지하자는 의견이 적지 않은 호응을 얻고 있다. 차마 없앨 수 없는 국회 대신 청산의 위기에 놓인 금배지의 신세가 처량하다.
개와 돼지에 이어 쥐까지. 우리 국민들을 바라보는 공직자들의 모습인 것 같아 씁쓸하다. 공직자들의 올바르고 건강한 정신 자세가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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