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창간특집>올해 상반기, 울산경제 불황의 골 깊어져
자동차ㆍ조선ㆍ석유화학업종 부진 지속…협력업체 위기
 
이창형 논설위원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기사입력  2017/08/29 [18:41]

 ◆울산의 경제 동향과 향후 전망


"중장기적 차원 경제 기본 체질 강화해야"

 

▲ 이창형 논설위원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글로벌 경기회복 부진과 국내경기 침체, 그리고 기업의 경영여건 악화가 맞물려 올해 상반기 울산경제는 불황의 골이 더욱 깊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의 주력산업인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업종은 부진을 지속함에 따라 지역 협력업체들도 위기에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중 울산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와 선박은 생산, 판매, 수출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산업은 생산, 판매, 수출 물량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나,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과 정기보수 등으로 영업이익은 크게 줄어들었다. 고용사정은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극한의 구조조정을 감행한 현대중공업은 무려 고용감소율이 23.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불안한 경제상황에 소비심리까지 크게 위축되면서 영세상가는 물론 대형 백화점까지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있다.

 


◆자동차산업 현황과 전망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 간 경쟁심화와 자동차시장의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좀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울산의 자동차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올해 상반기 중 해외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2% 감소하였고, 영업이익은 16.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영업부문 비용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4.3% 증가하였고, 매출원가율은 달러 등 주요 통화에 대한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8% 포인트 상승한 81.1%를 기록하였다.

 

이에 영향을 받아 상반기 당기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3%나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중 해외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현지 판매가 부진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올해 3월 이후 사드 보복 여파가 이어지면서 중국 판매량은 반 토막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4∼6월 중 중국 판매량은 60% 이상 감소하였다. 중국의 정치적인 한국자동차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여기에 중국 현지 자동차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현지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된 것도 판매량 위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다양한 신차 출시 등으로 하반기에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지만, 불투명한 국내외 여건 관계로 녹록하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데다, 현재 현대자동차 중국 공장의 평균 가동률이 30~40% 수준에 머물러 있어 현지에서의 극심한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현대자동차 북경 창저우 4공장은 3월과 6월에 가동을 중단한 바 있으며, 8월말 본격 가동 예정이었던 충칭 5공장도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사드보복이 해소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중국 현지 브랜드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현대자동차가 종전의 중국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기업 내부 경영여건도 만만치 않다. 6년 연속 파업이라는 악재가 하반기 경영여건을 더욱 힘들게 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수차례에 걸친 파업과 특근 거부로 5,000억원 이상의 생산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임단협에서 임금 인상 외에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으며, 해고자 원직복직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용보장 합의 체결,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지난해 평균임금은 1인당 9,213만원으로 일본 도요타와 독일 폭스바겐을 추월해 세계 최고가 되었지만 생산성은 글로벌 경쟁업체보다 낮은 현실에서 노조의 과다한 인상 요구는 경영여건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최근에 발표한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 스코어에 따르면 현대 자동차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15.2%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10%를 넘으면 투자가치가 없다는 것이 정론이다. 앞으로 현대자동차는 자동차시장 성장세가 지역별로 차별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유럽 및 신흥시장 등 점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강화하고, 아세안 및 중국 중서부 내륙 지역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규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친환경,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핵심 분야 경쟁력을 향상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성장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 현대자동차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투자의 비율은 2.7%에 그치고 있다. 경쟁기업인 도요타(3.8%), 폴크스바겐(6.3%), GM(4.9%)에 비해 턱없이 저조한 수준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비용 저효율 생산구조를 타파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30년 동안 지속되어온 대립적 노사관계를 청산하고, 노사가 전향적인 시각으로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조선산업 현황과 전망

 

현대중공업은 수주 잔량이 줄어든 탓으로 올해 2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23.8%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동안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은 "일감부족에 따른 매출감소가 현실화하고 있지만, 수주경쟁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지만 향후 전망이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최근 프랑스의 글로벌 해운사 CMA CGM은 최근 2만2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9척의 건조를 중국 조선사 2곳에 맡겼다.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 수주전이 중국의 승리로 끝이 난 셈이다. 기술력만큼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던 한국 조선업계는 자존심을 크게 구겼다. 중국은 이번 수주로 가격경쟁력은 물론 기술에서도 한국의 턱 밑까지 추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수주 경쟁에서 중국 업체들은 척당 1억6000만달러를, 국내 조선사들은 1억7500만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구나 현대중공업은 일감 부족으로 비상이 걸렸다. 재작년과 작년의 수주절벽으로 적어도 내년 6월까지는 물량 공백이 계속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의 선박 수주 잔량은 지난해 8월 말 91척(함정 제외)에서 올해 8월 현재 65척으로 줄어들었다. 해양플랜트사업은 2014년 11월 이후 아예 신규 수주가 없는 상태다. 추가 수주가 안 되면 유휴인력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일감 부족은 추가 도크 중단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지난 7월 가동을 중단한 군산조선소를 비롯해 전체 11개 도크 중 3개의 도크 가동을 중단한 상태에 있다.

 

울산의 조선산업은 극한의 구조조정 덕분에 간신히 흑자기조를 이어가고는 있으나, 선박 수주절벽이 장기화됨에 따라 불황국면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의 조선ㆍ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8월 현재 현대중공업의 333만1000CGT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 정도 수주잔량은 짧게는 1년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수준의 일감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국제유가가 기대했던 만큼 충분한 반등의 기미를 보이질 않는 데다, 해운경기 불황까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발주를 크게 줄이고 있어 앞으로 수주 전망도 밝지 않다. 여기에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도전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현대중공업의 조선업은 상당기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의 조선산업이 불황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합리화 노력과 기술 중심의 경영혁신 작업을 통해 일본이나 중국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통한 가격경쟁력 제고와 연구개발비 투자를 통한 신기술 개발만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다. 지금 상황에서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머리를 맞대고 상생의 길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경쟁력에서 영원히 밀려날 지도 모른다. 

 


◆석유화학산업 현황과 전망

 

울산의 석유화학업계는 올해 상반기 중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과 정기보수 등으로 영업이익이 절반 가량이나 줄어든 어닝 쇼크(earning shock)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상반기 매출 21조9481억원과 영업이익 1조4255억원을 거뒀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동안 화학ㆍ윤활유 사업의 지지에 힘입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지만, 2분기 실적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S-OIL도 올 상반기 4,50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2% 급감한 수치다. 매출액(9조8652억원)은 전년 대비 29.3% 증가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4608억원으로 60.2%나 급감했다.

 

이밖에 한화케미칼과 롯데케미칼 등 지역 주요 석유화학기업들도 매출액은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줄어드는 실적을 나타냈다. 향후 석유화학산업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한편으로는 인도와 유럽지역의 수요 증가, 견조한 정제 마진과 유가 반등, 비정유부문의 이익 확대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을 결정함에 따라 중동산 원유를 비롯한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원유를 수입하는 울산의 석유화학업계는 생산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데다, 미국의 셰일가스 기반 석유화학설비가 순차적으로 완공되고 중국의 내수 부진으로 수출물량이 늘어날 경우에는 글로벌시장에서의 과잉공급 현상으로 이어져 실적 개선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경제 전망

 

최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15년 대비 2025년 세계시장 점유율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조선업, 자동차산업, 석유화학산업은 세계시장 점유율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조선분야는 연평균 9.5%의 역성장을 기록하며 세계시장 점유율이 36.2%에서 20%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자동차산업은 5.2%에서 3.8%로 축소되고 석유화학산업도 5.4%에서 4.7%로 축소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업들의 경영여건이나 생산여건도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어, 울산경제는 물론 우리나라 경제 전체가 최대의 위기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 근로자들이 우리가 처한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공멸의 위기를 맞을 지도 모른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환경ㆍ노동ㆍ안전 등 다양한 분야의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구조조정을 지속하는 등 산업의 국내 생산기반이 유지될 수 있도록 선제적인 정책 지원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정부와 기업은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보다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경제의 기본 체질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지금은 모든 경제주체가 하나가 되어 현실에 안주하거나 집단의 이익에 집착하지 말고 대승적 차원에서 우리 경제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7/08/29 [18:41]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