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성매매방지기관은 92개소, 그 중 성매매피해상담소는 27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성매매방지기관의 중앙본부인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성매매방지중앙지원센터에서는 현장의 끊임없는 요청에 특별 보수교육을 실시하였다. 주제는 바로 장애인지원에 대한 부분이다. 이는 성매매방지기관만의 문제는 아니다. 각 지역에 운영되고 있는 대다수의 상담소와 쉼터의 이용자들을 보면, 매년 지적장애인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나 지적장애인들이 성폭력이나 성매매, 가정폭력에 노출되는 경향이 높고, 그에 대한 문제는 지역사회 전체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적당한 스펙과 학력, 경력이 아니면 괜찮은 직장을 찾아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가정이나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청소년이나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장애인들에게는 취업의 시장은 더욱 냉정하다. 하지만 이들을 아무런 조건 없이 반기는 곳이 있다. 바로 성매매 시장이다. 사회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처해져 있는 아동, 여성, 장애인, 청소년들의 성을 사려는 수많은 성구매자들이 존재하고 그 시장의 문은 활짝 열려져 있다.
그리고 청소년들조차도 성매매 시장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미 성에 대한 윤리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음란물 산업은 빠른 속도로 개인의 핸드폰으로 집으로 배달되어지며 사람을 인격적인 대상이 아닌 성적인 대상으로만 보여 지게 한다. 그리고 그 뒤엔 거대한 성매매 시장이 형성되어있다. 이러한 사회적 구조 속에서 어른들 뿐 아니라 청소년들도 이제는 돈을 벌 수 있다면 나의 성은 팔 수 있는 것으로, 돈을 벌 수 있다면 나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자들을 이용하여 성매매를 시키며 돈을 벌 수 있다는 사고를 가능케 한다.
그리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성매매 시장의 독특한 원리 중 하나는 바로, 이용하고 이용되어진다는 것이다. 남성이 여성을, 어른이 청소년을, 청소년들은 자신보다 상대적으로 더 어리거나 약한 아동과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성적인 대상으로 이용하거나 성매매로 돈을 버는 수단으로서 이용하는 형태다. 그 중 가장 취약한 대상이 바로 장애인이다. 가정폭력, 성폭력, 가정해체 등으로 인해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장애인들을 성매매 시장으로 들어가게 하며, 한번의 성매매 경험은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인정과 보상으로서 학습되어진다.
한번의 성매매 경험은 성매매 시장에 머물게 하고,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이런 지적 장애인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데 있어 기존의 지원체계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감당하기에는 이미 지원 현장의 수요는 넘쳐나고 있으며, 광범위하고 복합적ㆍ만성적 문제를 가지고 오는 내담자들을 지원하기에 상담원들은 이미 완전히 소진(burn out)된 상태다. 시대가 변하며 많은 문제들이 생겨났다. 그 중에 대부분이 긴급을 요한다. 하지만 그럴 때 일수록 우선순위를 정해야만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수많은 문제들 가운데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문제들 말고 이대로 가다가는 어떻게 될지 불보듯뻔한 문제에 우선 집중해야 한다.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오랜 시간동안 성매매를 허용해왔던 우리나라가 곪을 때로 곪아 터져서야 2004년 성매매방지법을 제정하게 되었다.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된지 13년이 지난 이 시점에, 성매매 문제에 대해 바로 직면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곪아터진 문제를 다시 직면하게 되는, 실수를 번복하게 될지도 모른다. 모두가 관심가지며, 대책을 강구하는 우리 사회가 되길 바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