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부터 거침없이 상승하던 국내 증시가 8월 한 달간 조정 장세를 보이면서 인버스 상품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자금은 오히려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현재 판매중인 22개 국내 주식형 인버스 펀드(클래스 대표펀드 기준) 가운데 19개 펀드가 8월31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성과를 낸 19개 펀드의 수익률은 0.82~2.39%였다.

`KB 코리아 인버스 2배 레버리지C`가 2.39%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NH-Amundi 코리아 2배 인버스 레버리지C`와 `미래에셋 TIGER200 선물 인버스 2X 증권 상장지수펀드(ETF)`가 각각 2.31%, 2.08%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또 `키움 KOSEF200 선물 인버스 2X 증권 ETF`(2.06%), `한화 ARIRANG200 선물 인버스 2X 증권 ETF`(1.98%), `KB KBSTAR200 선물 인버스 2X 증권 ETF`(1.97%), `삼성 KODEX200 선물 인버스 2X 증권 ETF`(1.95%) 등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일명 `청개구리 펀드`로 불리는 인버스 펀드는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상품이다.

증시가 좋으면 수익률이 올라가는 일반적인 펀드와 달리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도록 설계됐다.

코스피는 지난해 12월 2.17% 상승세로 전환된 뒤 올 들어 ▲1월 2.03% ▲2월 1.16% ▲3월 3.28% ▲4월 2.09% ▲5월 6.44% ▲6월 1.89% ▲7월 0.46% 등의 상승률을 보이며 8개월 강세장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8월 들어서는 지수가 1.64% 감소하며 랠리를 이어가지 못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 발사 도발과 미국과 북한간 `말폭탄` 대결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된 탓이 컸다.

그 덕에 인버스 상품들은 대부분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인버스 펀드의 수익률은 이들 상품이 속한 상품 유형인 주식ETF와 주식기타인덱스가 같은 기간 각각 -1.00%, -0.84%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진다.

그나마 22개 상품 중 수익을 내지 못한 3개 상품은 모두 코스닥150 지수 관련 인버스 ETF였는데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8월에도 1.13% 상승하면서 손해를 본 것이다.

특히 코스피가 고점을 찍었던 지난 7월24일 이후로 비교시점을 넓혀보면 `한화 ARIRANG200 선물 인버스 2X 증권 ETF`와 `미래에셋 TIGER200 선물 인버스 2X 증권 ETF`가 8.84%씩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인버스 상품 대부분이 4~8%대 수익률을 냈다.

하지만 자금은 오히려 인버스 펀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한 달간 국내주식형 인버스 상품에서는 2869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삼성 KODEX 인버스 증권 ETF`에서만 2036억원이 빠졌으며 `KB 스타코리아 리버스 인덱스A-EU`가 248억원 유출돼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 TIGER 인버스 증권 ETF`와 `삼성 KODEX200 선물 인버스 2X 증권 ETF`도 240억원씩 줄었다.

이처럼 인버스 상품들이 수익을 내고 있는데도 자금이 빠지는 것은 투자자들이 조정장세를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증시 랠리에 걸린 브레이크는 머지 않아 풀릴 것이며 다시 상승장이 올 것이란 기대감이 퍼져 있다는 얘기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래 인버스로 들어온 돈은 단기자금 성격이 짙은 데다가 9월 증시는 조정 양상보다는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에 수익률은 좋았지만 자금이 유출되는 흐름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김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