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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수(束修)를 풀자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교수   기사입력  2017/09/10 [16:06]
▲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교수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에 처해 있다. 북한의 핵 시위 앞에 속수무책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의 도발에 눈도 깜짝이지 않던 시민들도 이제는 조금씩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한다. 정전(停戰) 상황이 60년이 넘으면서 전쟁에 대한 공포심이나 위기감이 많이 사라진 탓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정치권에서 `안보위기` 상황을 정치적으로 악용한 결과 `설마 전쟁까지야 나겠나`하는 막연한 생각들이 연출한 상황이리라.


속수무책은 손발이 묶여(束手) 방법이 없음(無策)을 이르는 말이다. 지금 상황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어디 있겠는가? 한반도의 이해당사국들도 양편으로 갈려 자기의 주장을 내 세우며, 잘못은 상대 탓으로 돌리고 있다.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나라는 중국이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과 공산주의라는 사상적 틀로 묶여 있다. 중국 입장에서 북한은 미국을 위시한 서방세계의 군사력이 중국으로 확장되는 것의 완충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6.25전쟁의 혈맹국으로 그 동안 형제나라처럼 지내왔다.

 

이런 북한이다 보니 중국은 결국 북한을 내칠 수 없고, 좋거나 싫거나 같이 나갈 수밖에 없는 계륵과도 같은 존재일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을 놓고 한국의 사드배치만 맹비난하고 있는 중국의 속셈을 이제는 정확히 계산해야 한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의 현 상황이 "대규모 충돌 직전의 벼랑 끝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 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의 제재에는 반대하면서 전제조건 없는 대화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며 발을 빼고 있다.


애당초 중국이나 러시아를 통한 중재나 협조는 없는 것이나 매한가지일 것이다. 결국 한미일 3국간의 공조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이 거의 유일한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일본과의 협조도 별로 신통한 것 같지 않다. 과거사 문제나 교과서 왜곡 등에 관한 일본 정치권의 망언 등으로 우리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일본이지만,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파트너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 다행이 양국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ㆍ일 공조가 더욱 절실해졌다"고 밝히며, "북한의 연이은 도발은 중대하고 긴급한 위협"이라며 "한국과 일본, 한ㆍ미ㆍ일간에 앞으로도 긴밀히 공조해 대응해갔으면 좋겠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미국은 철저한 국익위주의 세계전략으로 나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의 경찰`로서의 미국의 위상을 버리더라도 경제적 실익을 챙기려는 새로운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생사가 달려있는 전쟁의 발발과 같은 중대한 문제 앞에서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도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사드배치와 같은 국가안보가 직결되어 있는 사안은 여야나 보수니 진보니 하는 틀을 넘어야 한다. 국가의 안위가 달린 문제에서조차 몇몇 사회단체의 주장 때문에 발목이 잡히는 일이 생기면 안 된다.


사드 재배치가 끝났으나 그 과정에서의 반발시위는 여과 없이 세계 언론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북한과 중국은 그 보도를 내보면서, 대한민국 국민은 사드배치를 모두 반대하고 있다는 억지 논리를 펴고 있다. 결국은 적을 도와주고 있는 형국이 아니겠는가? 정치권은 또 어떠한가.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에서 정쟁만 일삼는 저들을 보면서 생기는 이 절망감을 우리 국민 모두가 느끼고 있지 않겠는가? 미국의 도널드 레이건 대통령을 상기해 본다. 레이건 대통령은 1981~1989년까지 8년 재임기간 중 무려 6년 동안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이었으나, 중요한 정책을 추진할 때마다 특유의 설득력과 인내심으로 의회를 성공적으로 설득했다.

 

공화당 소속인 레이건은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민주당 의원 수십 명을 일 대 일로 만나 법안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그 결과 이 법안은 통과되었다. 야당의 토머스 오닐 하원의장과도 자주 만났고, 그의 칠순잔치를 백악관에서 열어줄 정도로 야당을 배려했다고 한다. 그 결과 레이건 대통령은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 반열에 올라가게 되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국익 앞에 여야 없이 하나가 되는 일이다. 서로 상대방을 인정해야 한다. 적폐니 친북이니 좌파니 하는 이념적 갈등을 없애야 한다. 그것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북핵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유보하기 바란다. 부디 이 나라에 묶인 매듭이 풀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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