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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뺑이`세대 `58년 개띠`의 담론(談論)
 
신영조 논설위원ㆍ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7/09/11 [17:24]

 

▲ 신영조 논설위원ㆍ시사경제 칼럼니스트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58년 개띠`는 여러 가지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6ㆍ25 이후 태어난 세대 중 우리사회에 이들만큼 역사의 고비고비를 온몸으로 겪은 나이도 없는 것 같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느덧 50대 후반의 나이가 된 이들은 대단한 경쟁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58년 개띠는 애환이 많은 세대다. 베이비붐 세대 중심부에 속해 있다 보니 언제나 사람에 치여 살았다.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에서 공부를 했고, 사회에 나가서도 늘 좁은 문을 지나 다녀야 했다. 직장에서 중간간부가 됐을 때는 세계화와 디지털화의 소용돌이를 만나 `브로큰 잉글리시(Broken English)`와 `독수리 타법`으로 힘겹게 살아남았다.

 

그러다가 일부는 정년을 코앞에 두고 늦복이 터졌다. 정년이 58세인 회사에 다니는 58년생은 원래대로라면 만 58세가 되는 내년에 직장을 떠나야 하지만, 60세 정년이 의무화하면서 2018년까지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람이 태어난 해의 띠로 운명을 점쳐보는 것을 당사주(唐四柱)라고 한다. 같은 해에 태어났다고 해서 운명이 같을 리는 없다. 하지만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학교에 가고, 성인이 되고, 퇴직하는 것을 감안하면 동갑내기가 함께 겪어야 할 공동의 운명이란 게 어느 정도는 있는 듯하다.


`58년 개띠`는 베이비붐 세대의 절정인 1958년에 태어난 사람들로 만 59세, 우리나이로 `예순`이다. 1958년생은 당시 75만 8,000명이 태어났다. 1955년부터 1963년까지 9년에 걸쳐서 태어난 한국판 베이비붐 세대의 일부라지만 1958년에 태어난 아이가 가장 많았기 때문에 `58년 개띠`는 베이붐의 상징처럼 굳어졌다. 개띠해인 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간 1966년은 콩나물교실이었다. 늘어나는 취학아동을 감당 못해 2부제 수업은 일상사가 됐다. 당시엔 초등학교 입학할 때에 학급당 100명이 넘기도 했으며, 2,3부제 수업은 예사였다.


58년 개띠들은 당시 어른들의 소곤거리는 소리를 어깨 너머 듣기도 했다. "학업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대통령의 외아들을 위해 입시제도가 많이 바뀔 것이라고...," 그래서 그런지 `58년 개띠`들이 입학할 때에는 진학제도가 자주 바뀌었다. 중학교 입학시험이 없어져 추첨으로 진학한데 이어 서울, 부산에서는 이들부터 고등학교 평준화가 도입되었다. 처음으로 고교 입시를 면제받은 대신 운 좋게 `좋은` 학교를 들어가도 `뺑뺑이`라는 천대를 받았다. 당시 교육정책이 한글 전용과 한글ㆍ한자 병행 교육 사이를 오락가락해 58년 개띠들은 선배나 후배에 비해 한자(漢字)에도 자신이 없는 부끄러운 세대다. 2

 

0년 뒤 78년, 58년 개띠는 대학생이 됐지만 교육인프라는 여전히 열악했다. 78년엔 졸업정원제가 생겨 "예비고사`란 이름으로 대학 졸업정원의 130%만 합격시켰다. 그러나 58년 개띠들이 살아온 시기는 역사적으로 치열했지만 기회가 많고 경제적으로 조금은 풍요로운 시기였다. 취업이 요즘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그러나 40대 초반 이땅에 불어닥친 외환위기를 온몸으로 막아서야 했던 58년 개띠들은 이후 10여 년간 구조조정 및 정리해고가 생활화되고 계층간 불평등이 심화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다. 많은 동료와 선후배가 명예퇴직이라는 이름으로 퇴출의 아픔을 겪었다.


"우리 어렸을 때 무척 가난했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났지." 중ㆍ장년이 이런저런 자리에서 자주 되뇌는 말이다. 궁핍을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들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전혀 공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옛 시절을 더듬었던 이들은 씁쓸하게 웃을 수밖에 없다. 세대 간 단절의 벽이 느껴지는 탓이다. 국가 공동체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가난해도 서로를 품어주었던 시절의 온기를 그리워하며 살아온 세대. `58년 개띠`들의 또 다른 역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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