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어진 살충제 달걀 사태와 여중생 집단 폭력 사건은 우리 사회에 던져진 핵폭탄 급 주제다. 피프로닐과 비페트린이라는 살충제 성분이 포함된 달걀은 우여곡절 끝에 전량 수거, 폐기됐다. 그러나 폐기된 `살충제 달걀`은 지금까지 우리가 매일 식품에 직간접으로 혼합해 즐겨 사용하던 식재료이다. 그러다보니 이제 달걀을 재료로 한 빵에서부터 다양한 일상 음식을 더 이상 믿을 수 없어 먹기가 꺼려진다. `살충제 달걀` 사건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지만 비슷한 시기에 알려진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도 우리들에게 충격적이긴 마찬가지다.
그래서 근래 우리 가정들은 달걀이 없는 반찬을 먹어야 하고, 어린 자녀들이 폭력에 노출되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 매달려야 하는 희한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달걀과 달걀이 함유된 음식물은 당분간 먹지 말라고 이르고, 선배들이나 동급생이 시비를 걸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에 대해 가족들이 대책을 수립해야할 지경이다. 이 두 사건은 서로 무관해 보이지만 사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음지에서 이루어진 사건이란 점이다.
살충제 달걀 생산은 `공장 식 축산`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관련 전문가에 의하면 공장식 축산은 같은 종의 동물들이 한 곳에 밀집하게 돼 그 자체로 전염병의 발병과 확산이 수월한 조건이 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바이러스가 돌연변이 할 가능성이 증가하고 동물들에게 스트레스를 유발시켜 면역 체계를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사육 공간이 햇볕과 신선한 공기와 차단돼 자외선의 살균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것 등이다.
이렇게 밀집된 축사에서 양생되는 닭들은 면역력이 떨어져 해충의 공격에 약한데 이를 막기 위해 일시적으로 살충제를 뿌려 닭의 생명을 보존하면서 달걀 생산을 독려하다보니 달걀에 살충제 성분이 나타나게 되었다는 것이다.최근 부산에서 발생한 여학생 집단 폭력 사건도 어두운 면을 띠고 있다. 마치 조직폭력배들의 음침한 양태를 그대로 흉내 낸 듯하다. 종전의 다른 청소년 폭력보다 훨씬 더 집단적이며 잔인하고 계획적이다. 또 폭력과정에서 발생한 언어 표현과 피해자에게 가한 행위가 과거 학교 폭력과는 차원이 다르다.
해당 교육청이 이번 사건 이후 무차별 폭력 사건에 대한 대책으로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피해 학생에 대한 보호 대책을 수립하며, 대안학교를 설립할 것이라고 한다. 또 교내에 CCTV를 더 많이 설치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수립하고 교육 현장에서 직접 지도하겠다고 한다. 성과가 있어 학교폭력이 축소 내지 근절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청소년과 관련된 비행 대책은 현실적으로 그 실현 가능성에 항상 한계가 있어 유사한 사건이 최소화되기만을 바라는 정도이다. 교육과 관련된 문제들은 대개 사회 전반의 문제와 연계되어 있어 대책만으론 해결이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결국 대학입시제도, 취업, 성인 범죄로까지 귀결된다. 따라서 현재 교육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성적위주 수업과 명문대학 입학만을 목표로 하는 초 중등교육을 그대로 이어가는 한 앞으로 청소년 문제 개선은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살충제 달걀 사건이 공장식 닭장을 운영하는 한 쉽게 풀 수 없는 과제이듯이, 학교폭력 문제도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상큼하게` 해결방안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이 두 사건은 `공장식 닭집을 포기해야` 해결이 가능하고, 지속적인 개별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의 폭력을 애초부터 없애야 한다는 지난한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어려운 이 두 과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두 사건이 안고 있는 공통요소, 즉 음지를 양지로 표출되도록 해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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