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잘 맞는 나무 옷 한 벌 걸치려 알몸이 되신 어머니, 자다 말고 기어오르며 빨아먹었을 탱탱한 봉분도 허물어지고
가끔 들리는 자식소리에 부풀던 달팽이관도 이제 고요하다 뼛속을 잦아들든 바람이 자지러지자 일곱 새끼 업어낸 등 짝 검붉은 등창만 매달려있다
일흔 아홉 나이테를 베고 누운 어머니 질척거리며 걸어왔던 다리를 질끈 묶자 식어버린 아궁이를 안고 원시의 숲으로 떠날 채비를 한다
낙타 등 같은 딱딱한 옷깃마다 여섯 개 나무 단추를 채운다 이승에서 닿지 않는 길 끝 부르는 내 소리 담지 못할 것이다
대답 없이 흩어지는 바람의 길목 때 없이 시리다
누구라도 부모님과 영원히 갈 수는 없다. 내 아이 자라는 것만 바라보며 살아오다. 어느 날 어머니의 임종에 입관 앞에 섰다. 옷을 벗기자 허물어진 가슴과 오래 고생한등창이 가슴 메이게 했다. 유년의 그 좋은 추억과 내 이름 따뜻이 불러주던 그 자체로 힘이 되었던 어머니를 영원히 이별하는 의식 앞에서 가슴이 시리다. 이제 다시 볼 수도 엄마라고 부를 곳도 없는 허전한 마음이 오래토록 가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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