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실에서 장병완 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이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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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중소기업벤처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13일 끝내 국회 인준을 받지 못했다.
이번 경우는 이전 고위 공직 후보자의 낙마 때와 달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반대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때문에 청와대와 여당 간 이상기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박 후보자는 안경환(법무부) ㆍ조대엽(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김기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에 이어 7번째 낙마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통상 여당은 청와대ㆍ정부의 원활한 정책 추진을 위한 찰떡공조를 이루곤 했다. 실제 민주당도 이때까지는 20대 국회 여소야대 형국 속에서도 장관 등 고위직 인사 후보자를 야당의 공세로부터 방어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일례로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이 조 전 후보자의 음주운전 전과와 사외이사 겸직 후 영리활동 의혹 등 도덕성 문제와 자질을 비판할 때 정책 질의 위주로 엄호하는 태도를 취했다.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투자를 했다는 의혹과 정치적 편향성을 보인다는 야당의 공세를 받을 때에도 민주당 측은 과거 정치적 성향을 띠고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된 인물들을 나열해보였으며 야당이 이 전 후보자와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를 `사법부 부적격 3종세트`로 규정했을 때에도 `정치 공세`라는 점을 강조하며 방어막을 치기도 했다.
하지만 박 후보자의 경우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국회 산자위 소속 야3당은 박 후보자가 자진사퇴하지 않을 경우 `부적격` 의견으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키로 합의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당내 의견을 조율할 시간을 달라고 한 뒤 끝내 `부적격` 의견 채택에 동의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청와대와 여당이 대립각을 세우는 경우는 정권 중반이나 말기에나 연출되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집권 4개월 밖에 안된 문재인 정부에서 이러한 기류가 엿보이는 점을 토대로 `청와대와 여당 간 모종의 파워게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인사 추천자가 낙마하면 청와대 입장에선 내상(內傷)을 입을 수 밖에 없다. 고위 인사의 7번째 낙마 위기에 봉착하면서 가장 입장이 곤란한 쪽은 청와대 인사검증팀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민주당이 `부적격` 의사를 표명했다는 것은 당청간 공조가 원활하지 않다는 반증이라는 해석이다. 최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부결을 놓고 불협화음이 빚어진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민주당 측 핵심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과 청와대와의 관계에는 전혀 이상기류가 없다"며 "청와대는 청와대대로의 입장이 있고 당은 당대로의 입장이 있다. 당은 청와대의 지명에 심사숙고했지만 지지층 반응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한 정치 평론가는 "인사라는 건 대통령의 결정으로 이뤄지는데 그럼에도 여당이 반대 의견을 보였던 것이 의도됐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박 후보자 추천에 있어 여당 측이 불편했을 것 같다. 그에 대한 평판은 상세검증을 하지 않았더라도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