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칼날이 지나간 다음에 온다 정작 이별을 선고 받은 순간은 그저 멍할 뿐이다 이튿날 사흗날, 견딜 수 없는 아픔이 파도처럼 엄습해 온다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만 아프게 귓전에 남기고 인파의 물결 속으로 사라져간 그 사람의 잔영이 빈 동공에 남아서 숨이 막히고 눈물이 흐르고 미칠 것 같은 감정이 뒤늦게 찾아온다
이별의 순간에도 배려는 필요하다 뼈를 다치지 않고도 회를 뜨는 능란한 칼잡이처럼 상대가 덜 아프게 헤어지는 이별의 기술도 필요하다
요즘이야 이별도 만남도 밥 먹듯 하는 세상. 엄지족 들은 문자 한 줄로 간단히 이별 통보 한다니담벼락이 무너지는 듯한 아픔이야 있으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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