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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숲 유치원 전국대회`…울산 `생태도시`위상 제고
인격형성 "어릴 때부터 자연에서 마음껏 뛰 놀아야"
학교폭력 "숲에서 함께 놀던 친구 어떻게 때리겠나"
 
김영란·최관식 기자   기사입력  2017/09/20 [17:06]

 

▲ 울산 중구 입화산 참살이 숲 야영장 일원 전경   


오는 22일, 23일 이틀 동안 울산 중구 다운동 입화산 참살이 숲 일원에서 `제 6회 숲 유치원ㆍ유아 숲 체험원 전국대회`가 개최된다.

이날 행사에는 김기현 울산시장, 박성민 중구청장, 산림청 관계자, 한국 숲 유치원 협회 소속 17개 지회 유치원ㆍ어린이집 원장 및 교사 800여명과 울산지역 영유아 4천여명 및 부모 등 6천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행사는 울산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아 전국 규모로 치러지는 만큼 `생태도시 울산`을 알리고 아이들의 숲 교육을 통해 `행복 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회는 지난 2012년 부산에서 시작됐으며 지난해는 포항지회가 행사를 주최했다. 이번 행사를 앞두고 본지는 울산 숲 유치원 협회 관계자. 유아교육 전문가와 함께 울산 숲 유치원 발전 가능성, 문제점 등을 살펴보았다.

 

숲 유치원은 1946년 덴마크에서 숲 산책 프로그램으로 시작됐다. 이후 독일에 도입되면서 이론적으로 그리고 법적으로 체계화됐다. 독일은 정부가 숲 유치원을 새로운 대안 유아교육기관으로 인정하고 전국적으로 확산시킨 결과 현재 1천 여개의 숲 유치원이 운영되고 있다. 또 미국과 캐나다, 일본, 한국 등으로 퍼져가는 촉매역할을 하고 있다.


동양권에서는 일본이 지난 2008년 가장 먼저 숲 유치원에 눈을 돌렸다. 이후 꾸준히 네트워크가 형성돼 현재는 70여 개의 단체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매년 11월 마지막 주 숲 유치원 포럼을 개최하고 있으며 전국 각 지역의 숲 유치원과 숲 체험 교실, 보육기관 등이 참여한다. 한편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산림청이 `숲 유치원`을 정식 인가하면서 이 제도가 시작됐다.


여기서 말하는 `숲 유치원`은 독립적으로 인가받아 영유아를 교육하는 기관이 아니라 기존 유치원과 어린이 집이 교육과정의 일부로 숲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곳을 통칭하는 것이다. 반면 지자체나 산림청이 관련 규정에 맞춰 직접 운용하는 숲 체험원도 있다. 이번에 개최되는 전국행사는 이 두 곳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숲 체험원의 경우 서울시가 선두 주자다. 2011년 첫 유아 숲 체험원을 조성한 이래  2017년 현재 41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질적으론 현재 제주도가 으뜸이란 지적도 나온다. 제주도가 지닌 자연환경과 지자체와 숲 유치원 협회와의 유기적 협조관계 등이 질적 향상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선 울산도 발전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도시 주변에 산을 골고루 갖추고 있어 자연환경을 영유아 숲 체험교육에 그대로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행사가 치러지는 중구 입화산은 지난해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 산림청으로부터 `자연 휴양림`으로 지정돼 2020년 까지 85억원을 지원 받는다. 중구는 또 오는 10월 중 울산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함월산에 유아 숲 체험원을 조성한다. 지역 유치원ㆍ어린이 집 등이 규정대로 조건을 갖춘 곳에서 숲 체험교육을 시행할 수 있게 된 셈이다.

 

 

▲ 윤주은 전 울과대 유아교육과장    
▲ 서광희 숲 유치원 울산지회장    
▲ 안효견 숲 유치원 울산부회장    
▲ 김순점 중구 의원ㆍ운영위 부위원장



 

 

 

 

 

 

 

 

 

◆다음은 관계자들과의 문답

 

▲독일, 덴마크 숲 유치원이 우리보다 앞서는 점은.

 

서 - "우리는 `숲 유치원`이 유치원이나 어린이 집의 선택에 따라 교육과정의 하나로 활용되고 있지만 덴마크의 경우 완전히 독립돼 있다, 일반 유치원과 달리 독자적 교육과정을 운용하고 정부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안 - "환경이 좀 다를 뿐 우리 아이들과 큰 차이는 없다.  예를 들어 독일은 숲속에서 개나 곰, 늑대 같이 위험한 동물을 만났을 때 대처하는 법을 가르친다. 자연 상태를 그대로 느끼고 체험하도록 하는 셈이다. 아마 우리 어머니들이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모두 뒤로 넘어질 것이다"
윤 - "일본은 아이들에게 추운 겨울에도 정강이가 드러나는 옷을 입힌다. 어릴 적부터 자연을 극복하는 법을 터득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서 - "그러나 우리 아이들의 능력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덴마크는 1946년에 시작됐고 우리는 2010년 산림청이 처음 `숲 유치원`을 인가해 시간적 차이가 있을 뿐 교육과정은 나라마다 특색이 있다"

 

▲산림청이 독자적으로 숲 유치원을 인가하나.

 

김 - "유치원이나 어린이 집 자체를 인가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개별적으로 운용하는 숲 프로그램을 인정하는 것이다. 반면 산림청이 자체적으로 설립해 운용하는 것도 있다. 바로 유아 숲 체험원이다. 이 체험원은 자체적으로 반을 편성해 아이들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하지만 인가 조건이 까다로워 개인이 체험원을 운용하는 게 쉽지 않다. 화장실, 안전시설, 1천 헥타 이상의 산림 확보 등 조건이 많다. 그래서 지자체나 산림청이 직접 설립해 그 지역에 있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이 그 곳에 와서 숲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다"


안 - "그래서 현재 울산 숲 유치원들은 체험원에 대신 인근에 있는 숲을 활용하고 있다. 우선 가까운 숲을 교육장으로 이용하는 셈이다. 에를 들어 우리 숲 유치원은 가까운 함월산 숲을 활용하고 있다"


서 - "국가가 이런 체험원을 많이 조성해 지역 숲 유치원 아이들이 안전한 곳에서 자연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울산엔 이런 체험원이 없나.

 

김 - "현재 동구에 산림청이 운용하는 녹수 숲 체험원이 있다. 또 오는 10월 중순 중구가 울산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함월산 숲 체험원`을 개장한다. 그 동안 동구가 지리적으로 다소 멀어 녹수 체험원을 이용하지 못했던 숲 유치원들이 중구 함월산 체험원으로 몰릴 전망이다"


안 - "세종시는 98억원을 들여 내년 중 정식 숲 유치원을 설립한다. 유치원에 숲 체험원까지 갖춘 명실상부한 `숲 유치원`이 생기는 셈이다. 우리나라 최초다. 하지만 체험원은 교사 1인당 15명 이상을 수용할 수 없다. 게다가 숲 지도 교사가 희소하다. 이럴 경우 세종시 아이들 중 아주 일부만 이용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숲 유치원 발전 저해 요소는 없나.

 

윤 - "유치원과 어린이 집에 신설된 누리과정이 교육과정의 융통성을 가로 막고 있다. 무엇보다 양 쪽의 교육내용이 서로 다른데 누리과정 하나로 통합해 영유아 교육기관들이 독자적 프로그램을 운용할 수 없다"


서 - "사실은 숲 교육에 누리과정이 요구하는 유보통합 과정이 모두 녹아 있다. 아이들이 숲 속에서 마음대로 뛰어 놀 때 누리과정 5개 영역이 자동적으로 터득된다. 그럼에도 여러 가지 제약을 가하고 있어 독자적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다"

 

지난 2012년 정부는 `유보(유아교육ㆍ보육교육)통합`을 시도하면서 유치원과 어린이 집 모두에게 공통으로 `누리 과정` 편성을 요구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편성, 교육하는 영유아 교육기관에만 아동 1인당 22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이 정부 지원금이 사립유치원과 어린이 집 운영에 절대적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영유아 교육기관들이 자체 교육이념이나 교육 철학에 따라 숲 체험 등 다양한 자체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없는 상태다. 정부가 지원금을 미끼로 누리과정 이행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숲 유치원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 인가.

 

서 - "울산을 생태도시라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른들을 위한 것이지 아이들을 위한 것은 아니다. 곳곳마다 `아이들은 들어가지 마세요` `아이들은 만지지 마세요`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또 어른들을 위한 공간은 곳곳에 마련돼 있지만 아이들의 쉼터는 없다. 아이들이 숲에서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윤 - "최근 여중생 학교 폭력 사건이 발생했는데 우리 교육이 지식교육 위주로 흘러왔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덕(德)과 체(體)를 겸비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아이들이 자연과 어울려 문제해결 능력, 인간관계 능력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다. 숲에서 함께 놀던 친구를 어떻게 때릴 수 있겠나"


안 - "지난여름 아이들을 숲으로 데리고 나갔는데 몇몇 아이가 땡볕에서 땀을 흘리는 걸 보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 경찰관도 현장에 나와 보고 개입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는지  난처해 하더라. 미세 먼지와 같은 자연환경 장애물도 인식변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번 전국 대회는 의미가 남다르다.

 

서 - "역대 어느 행사에서도 지자체가 이만큼 관심을 보였던 경우는 없었다. 울산시와 중구가 이번에 적극 지원했다. 또 울산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아 전국대회를 개최하게 돼 뿌듯하다. 도시의 위상을 높이고 숲 유치원에 대한 울산시민들의 관심을 전국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 - "이번 행사를 위해 울산시와 중구청이 추가경정 예산안에 지원비를 책정했다. 당초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것을 급히 반영한 셈인데 단체 행사에 추경을 반영하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그만큼 울산시와 중구청이 이 행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안 - "이번 행사로 숲 유치원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뀔 것 같다. 뉴스 매체에 숲 유치원이 자주 거론되면 될수록 사람들이 `저게 뭔가` 관심을 가질 것 아닌가. 영유아 교육기관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대담 끝 무렵에 서광희 지회장은 올해 전국대회에 이어 내년부터 울산 자체적으로 행사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연례행사로 추진하겠다는 것인데 재원 마련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중구의회 김순점 의원이 올해 후반기 `산림교육 활성화 조례`를 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시와 중구 함월산 숲 체험원을 전국 영유아 숲 교육의 구심점 가운데 하나로 부상시키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정리 김영란 기자, 사진 최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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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20 [17:06]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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