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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김을 받는 자와 섬기는 자
 
박정관 굿뉴스 울산 편집장   기사입력  2017/09/20 [18:38]
▲ 박정관 굿뉴스 울산 편집장    

편집장으로서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사람을 만나면 향기가 나는 사람이 있다. 대화할 때는 말없이 가만히 듣고 미소만 짓고 있어도 나중에 그 미소의 값어치가 천만금을 주고 살 수 없음을 알게 된다. 반면 면전에서 칭찬일색에 화려한 미사여구를 동원하지만 그 순간의 진실로 끝나버리고 마는 것을 경험한다.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사람의 눈빛을 보면, 사람의 몸짓을 보면 그게 그 사람인 것을 알게 된다. 섬김을 실천하는 자라고 열을 올리고 봉사활동을 자랑하지만 그 열매를 보면 그 나무를 알게 된다.

 

성경은 "교만을 거두고 겸손을 실천하라"고 권면한다. "섬김을 받는 자보다 섬기는 자가 큰 자"라고 말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반대로 행동한다. 그러면서도 나는 성경대로 살고 있다고 호언장담을 늘어놓는다. 무릇 섬김이란 나의 손에 쥔 것으로 상대방의 빈손에 좋은 것을 쥐어주는 행위이다. 상대방의 손에 쥔 것을 착취하는 행위는 섬김이 아니라 절도요 강도행각과 다름없다. 상대방의 돈과 시간과 재능이 필요하다면 나도 상대방에게 그에 상응하는 것을 내어놓아야 한다. 이것은 사회생활의 불문율이요 크게는 국가 간의 외교의 문제이다.


내가 잘 난 것은 없지만 나름대로 자랑할 삶의 기준이 있다. 그것은 먼저 `영적인 것인가?` 하는 것이다. 삶은 우선순위가 중요하다. 목욕도 하지 않고 헌 옷을 입은 그대로 그 위에 새 옷을 덧입는 사람은 없다. 헌 옷 같은 낡은 사상과 철학을 벗어던져야 한다. 그리고 더럽고 잘못된 생각을 씻어내야 한다. 그래야 새 옷 같은 좋은 것들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주님은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으라고 하셨다. 그 다음에는 `그 사람에게 유익한가? 상대의 필요를 채우는가?` 하는 일이다. 성경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고 하셨다. 내가 가진 것이 크고 화려하다고 자랑하기보다 그것이 남을 섬기는 도구로 쓰이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으로 만사에 때가 있다. 흥청망청 인생을 낭비하며 세상의 `크로노스` 시간을 사는 사람과 고귀하며 천국의 무지개 같은 `카이로스`의 시간을 사는 사람은 같은 장소에 머물고 같은 시간을 살지만 질적으로 다른 인생을 경험하게 된다. 가령 남자가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책임지지 않고 섹스만 즐기고 여자가 임신해서 아이를 낳게 되면 자기가 사랑한다고 했던 사람이 미혼모가 되든 말든 줄행랑을 치는 사람은 크로노스의 막 나가는 시간을 사는 사람이다.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연인들끼리 섬겨주어야 하고, 아껴주어야 하고, 책임져 주어야 하는 카이로스의 시간을 살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그러지 못하면 두 사람의 문제는 가족사의 불행으로 점철된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대기업의 광고를 했던 당대 최고의 여배우는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해서 잠시 행복했다. 그러나 서로 약속했던 사랑이 어긋났을 때 크로노스의 비극적 시간은 천상의 카이로스의 시간을 모조리 갉아 먹어 버리고 말았다. 자기비하와 허무주의에 사로잡힌 그녀는 막다른 골목에 막혀 최후의 수단으로 자진(自盡)을 선택했다. 그녀를 그렇게 아꼈던 남동생은 영혼의 솔메이트(soulmate)가 사라지자 삶의 의미가 하나도 남지 않았다. 친누나의 부재로 극도의 허무감에 사로잡혔던 남동생 또한 곧바로 누나의 뒤를 따랐다. 그러자마자 방송이나 신문과 인터넷에선 `이때다!` 하고 남편을 힐난하며 질책했다. 융단폭격처럼 저주를 퍼붓는 댓글에 결국 남편도 이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대한민국 최고의 톱클래스의 사람들이었다. 미모와 젊음과 부귀영화가 면전에 주어졌지만 그들의 시간에 `갈등과 불신의 불청객`이 찾아들자 한순간에 나락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나는 남은 아이들이 그런 환경에서 잘 자라줄까 많이 걱정됐다. 그나마 방송에 비춰진 모습은 좋아 보였다. 그러나 빗나가지 말고 어긋나지 말고 잘 자라길 바랐던 마음은 날카로운 현실의 칼날에 베어지고 말았다. 일전에 페이스북을 통하여 심경을 고백했던 아이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또 그 아이를 돌보던 보호자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참으로 안타까운 시간들만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음이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는 표현이 너무 딱 맞아떨어져 안타깝다. 고질병에 점하나를 찍으면 고칠 병이 된다. 자살을 거꾸로 읽으면 살자가 된다. 무슨 일이든 마음먹기 나름이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 이왕 하는 거 남 눈치 보지 말고 내가 먼저 해버리자. 언제라도 할 거면 지금 당장 해버리자. 오늘부터 섬김을 받기보다 말없이 섬기는 섬김의 실천자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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