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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회>소중한 우리글
 
하송 시인   기사입력  2017/10/10 [13:51]
▲   하 송 시인

추석을 전후로 열흘간의 연휴를 보냈습니다. 연휴 마지막인 한글날에 노고단을 올랐습니다. 부모 품에 안긴 아기부터 초등학생들과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보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가족단위의 나들이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상에 올라서 땀을 식히며 뿌듯함을 느끼자마자 아쉬움이 다가왔습니다.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서 길게 줄을 섰다가 겨우 차례가 와서 사진 촬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돌에 새겨진 정상의 기념비가 한글이 전혀 없는 한자로만 `老姑壇`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굳이 한자를 사용해야 한다면 한글과 한자를 병기(倂記)라도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노고단을 여러 번 올랐지만 의식을 못해왔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한글날에 등반을 하게 되자, 이제야 눈에 보인 것입니다. 순간 다른 사람을 탓할 상황도 아니라는 반성이 되었습니다.
세종대왕은 〈훈민정음〉 서문을 통해 훈민정음을 창제한 까닭을 밝혔습니다. "나라말이 중국과 달라 어리석은 백성들이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를 딱하게 여겨 새로 28자를 만들었다." `한글`은 우리나라 고유 문자의 이름입니다. 대부분의 문자는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글은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 정확하게 알려져 있습니다.

 

한글은 1443년(세종 25년)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사들이 만들었으며 한글의 처음 이름은 `훈민정음(訓民正音)`입니다.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입니다. 1446년 반포될 당시에는 28 자모(字母)였지만, 현재는 24 자모만 사용하고 있습니다.그 당시에 우리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중국 문자인 한자를 빌려 썼습니다. 그런데 표의문자(表意文字)라서 말과 글이 다르고 익히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러자 세종대왕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쉽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는 우리 문자를 만든 것입니다. 유네스코(UNESCO: 유엔 교육-과학-문화 기구)에서 해마다 글을 읽거나 쓸 줄 모르는 문맹을 없애는 데 공이 큰 사람이나 단체에게 주는 상으로 `세종대왕상`이 있습니다. 이 상의 이름을 이렇게 지은 까닭은 세종대왕이 배우기 쉽고 사용하기 쉬운 문자인 한글을 만들어서 문맹 퇴치에 이바지했기 때문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문자는 대부분 알파벳이나 한자 등 이웃한 선진국의 문자를 빌려다가 자기 나라에 맞게 고친 것입니다. 하지만 한글은 다른 나라 문자의 영향을 받아 만든 것이 아니라, 발음기관과 천지인(天地人)의 모양을 본떠 독창적으로 만든 문자입니다. 한자는 문자 하나하나가 의미를 나타내기 때문에, 수많은 문자의 모양과 의미를 암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글은 소리를 나타내는 표음문자(表音文字)이기 때문에, 24개의 문자만 익히면 그것을 조합하여 수없이 많은 낱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영어는 어떤 경우에 어떻게 소리 나는지 혼동이 되지만 한글은 하나의 문자로 한 가지 소리를 냅니다.


한글날인 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마음을 그려내는 빛, 한글`을 주제로 경축식이 열렸습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창제 571돌 한글날을 맞아 시민 571명이 한글로 꾸민 옷을 입고 사적을 돌았습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인천경제청 대강당에서는 한글날 기념식에 참석한 시민들이 행사장 앞에 전시된 `한글 사랑 그림 그리기 대회` 응모작을 관람했습니다. 축구 선수 손흥민이 소속된 영국 프리미어리그 프로축구팀 토트넘 홋스퍼 FC가 한글날 기념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축구 선수 3명이 흰색 종이에 펜으로 자신의 이름을 쓰고 영상 마지막 부분에는 `대한민국의 571돌 한글날을 축하합니다.`라는 글도 적었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활동했던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한글날을 맞이하여 `훈민정음은 세종대왕이 서기 1443년에 완성해 1446년에 반포한 문자입니다. 가장 창의적이며, 세계 문자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글자입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한류의 열풍과 세계를 향한 국민들의 활약으로 전 세계에 한글이 널리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한글날 하루만 한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일회성 행사에 급급해 하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봐야 하겠습니다. 요즘 캘리그라피를 배우며 우리 한글의 아름다움에 깊이 빠져들고 있습니다. 열심히 연습해서 소중한 분들에게 예쁜 우리글로 장식된 선물을 안겨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벌써 가슴이 뿌듯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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