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10일의 대 장정이 끝났습니다. 그 기간 동안 우리 국민 206만명이 하늘을 날아 외국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공항 주차장은 최다 주차 기록을 갱신했고, 공항 면세점 하루 평균 최대 매출액이 76억 3천만원으로 신기록을 수립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기록은 기록일 뿐 이런 대열에 전혀 끼이지 못한 이웃들이 더 많습니다. 우리나라 인구로 계산하면 이 기록에 속하는 사람의 수는 지극히 적은 것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국내에서 명절을 휴가를 보냈습니다. 이웃들이 유럽여행 운운해도 한 귀로 흘리고 열심히 살아온 당신이 있어 대한민국은 연휴동안 큰 일없이 평온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모두들 다시 삶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크고 작은 고향의 정과 부모님 사랑의 손길이 담긴 선물꾸러미들을 들고 말입니다. 선물에는 부모형제 친지들과 함께 나눴던 소중한 정담(情談)이 배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의 정을 담아 주고받았던 작은 선물 꾸러미들을 풀어보며 부모님의 내리 사랑에 다시금 콧등이 시큰해지기도 합니다. 한편 `조카들에게 용돈이라도 좀 넉넉히 줬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과 함께 건강이 나빠진 부모님을 보면서도 어찌할 방법이 없이 가슴만 앓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또 이런저런 집안 문제로 깔끔한 대화를 하지 못한 채 끝는 섭섭한 말을 하고 오신 분들도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걱정이나 아쉬움도 고향을 다녀온 사람들의 전유물입니다. 이런저런 사유로 고향 어른들을 찾아뵙지 못한 분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임금이 체불돼 고향을 못 찾고 집에서 아이들과 명절을 지낸 다문화 가정도 있을 것입니다. 고향을 찾지 못하는 싱글 맘들에겐 아이들의 "우리는 왜 할머니 댁에 가지 않느냐"는 질문이 남모르는 고통으로 다가 오기도 합니다. `취업 절벽`의 세태 속에서 명절기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청년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3들에겐 긴 추석연휴가 먼 나라 이야기였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소소하고 미미해 보이지만 나만의 삶의 자리를 찾아 챙겨야 할 때입니다. 이제는 달려갈 자기의 목적지를 향해 자기 나름의 폭으로 달려야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긴급한 일이 너무 많습니다.
이젠 마음과 생각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입니다. 엄중한 시기에 이런저런 일로 코 빠트리고 있을 때가 아닐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열심히 살아온 덕분에 대한민국호가 이만큼 움직여왔던 게 아닐까요. 다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열심히 살아가는 당신은 결코 소소하고 미미한 존재가 아니라 이 땅의 주인공입니다. 자식들의 학업성적이 뛰어나지 않아도, 자신의 월급이 대기업 직원의 절반에 못 미처도 어떻습니까. 또 누구는 아파트를, 어떤 이는 어느 곳의 땅을, 어떤 사람은 증권에 투자하는 기막힌 재주가 있다고 뽐내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은행 저축이나 적금 하나조차 제대로 활용 못하는 사람들 일지 모릅니다.
그래도 우리는 양심에 거리낌 없이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아갈 것입니다. 여러분이 땀 흘리며 자기의 삶을 살아준 그 열정과 성실함을 보고 이 땅의 많은 다음세대들은 안정감을 누립니다. 그리고 자식들 건사하고 살아내는 여러분의 노력과 인내를 대견하개 여기며 건강 악화로 고통을 받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든든함을 가지고 부모들이 삶을 누립니다.무궁화는 장미에 비해 화려하지 않습니다. 서민들의 소소하지만 소중한 삶이 계속되는 만큼 대한민국호는 자기의 방향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땀과 소중한 열정이 깃든 삶이 계속되는 한 이 나라의 주인공은 서민대중 당신입니다. 어려움을 이겨낸 사연이 있고 나눔과 정의 맛을 아는 당신은 대한민국의 핵심 자산이며 최고의 경쟁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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