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수철을 세게 누르고 있다가 놓아버리면 천장을 향해 높이 솟는 것을 볼 수 있다. 손끝으로 살짝 누르거나 튕길 때와는 다르게 말이다. 중세를 지나 이탈리아 중기 르네상스의 거장들은 꽉 눌렸던 용수철처럼 하늘을 향해 솟으며 신에 버금가는 능력들을 다양하게 선보여 후대에 회자되는 융합인재의 모델들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렇고 미켈란젤로가 그렇다. 그들과 유사한 능력을 가진 인재들이 수 없이 많다. 인간에게 암흑기라던 신의 시대를 극복하고 수많은 분야를 아우르는 걸출한 업적을 남기며 신이 가진 전권을 넘본 간 큰 르네상스인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진정한 의미의 박사들(한가지 만 깊이 판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이 없다는)이 왜 이탈리아 르네상스시대에 수두룩했는지를 알리려면, 고대 그리스의 문화와 예술을 부흥시키자는 취지의 `르네상스(Renaissance)` 발상지 이탈리아의 피렌체와 피렌체의 명문 메디치가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고대 로마시대부터 부유했던 토스카나 지방의 중심도시 피렌체는 13세기에 이미 문학, 과학, 예술의 도시로 알려져 있었고 당시 이탈리아의 여러 공화국 가운데 상업과 금융업의 발달로 가장 풍부한 경제력을 갖추고 있었으며 피렌체의 상인들도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와 종교, 예술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1453년 투르크족에 의해 비잔틴이 멸망하면서 무려 천년을 유지했던 동로마의 학문과 문화를 섭렵한 많은 학자들과 예술가들이 부유한 공화국인 피렌체로 망명을 시작했고 피렌체는 이들을 받아들여 본격적으로 자국의 문화예술 부흥을 시도하고자 했다. 이 때 메디치가는 역시 부유한 가문의 축적된 경제력으로 정치적인 권력을 누리면서 학문과 예술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든든한 후원자를 자처하였다. 또한 피렌체는 예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국뿐만 아니라 당대 최고의 인문학자, 과학자, 예술가들을 유입시켜 본격적인 후원을 하였고 그 결과로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화운동인 르네상스의 중심지가 되었던 것이다.
세계사 속에서 서양은 줄잡아 천년을 기독교에 의탁한 역사가 있다. 그 시기에 인간은 원죄를 가진 존재였고 죄를 사면할 권한은 유일신만이 가짐으로써 인간성이 저당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피렌체를 본거지로 메디치가가 뒷받침한 `르네상스(Renaissance)` 야말로 용수철을 억세게 누르고 있던 손가락을 치워주는 역할을 했고 인간의 무한한 창의성을 솟구치게 하여 도전을 한껏 유도했으며 그 결과 엄청난 연구와 업적으로 신인지 인간인지 구분할 수 없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비롯하여 미켈란젤로, 도나텔로, 단테 등 최고의 예술가, 건축가, 지성인들을 배출하게 되었다.
또한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넘어가는 당시는 사고의 변화가 급격한 때였다. 중세를 지배하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사고 체계가 붕괴됨을 감지하고 메디치가에서 발 빠르게 설립한 플라톤 아카데미를 보면, 패러다임의 변화를 캐치하고 변화를 리드해나가는 능력으로 르네상스를 풍성하게 했던 메디치 가문의 대응력도 돌아보게 된다. 500년 전에 이미 오늘날 인재 교육의 지향점이자 시대적 요구인 융합 인재의 전형을 무수히 배출한 피렌체와 메디치가의 차원 높은 인큐베이팅 마인드와 역량에 무릇 경의를 표하며, 오늘날 우리 사회도 메디치이펙트로 변화와 아우름이 만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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