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엄마! 저 발표회해요."
 
허태연 북구 매산초 학부모   기사입력  2017/11/06 [15:43]

지난 봄, 아이 담임 선생님께서 넌지시 학교 합창단 단원 모집에 대해 말씀을 해주셨다. 지금 학교에 실력있는 합창단이 운영되고 있는데, 아이가 관심있으면 단원 모집에 참가해보는게 어떻겠냐고. 평소 앞에 나서서 활동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아이라 지원해볼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었는데 아이와 잘 맞을 것 같다는 권유에 뒤늦게 단원으로 참여를 하게 되었다. 합창단원 생활 5개월. 부끄러워서 노래나 부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던 아이였는데, 부끄럼 많던 그 아이가 발표회를 한다며 한달음에 달려와 소식을 전했다.


10월 31일에 무대에 올라가 공연을 하는데 그때 엄마가 와서 볼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모두가 함께 단복을 맞춰 입고 처음 올라가는 무대. 아이는 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노래를 부른다는 생각 때문에 설렘과 두려움이 함께하는 듯했다. 강북 교육청에서 주최하는 `울산강북 학교예술동아리 꿈&끼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이 걸린 공연은 모두 14개 학교에서 참가를 했다. 공연 당일, 500석에 가까운 공연장이 꽉 차 있었다. 순서를 기다리는 아이들, 친구를 응원하러 온 아이들, 격려해주러 오신 선생님들 등 객석을 매운 사람들의 열기가 가득 차 있었다.

 

우리 학교의 순서는 여덟 번째. 아이의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지루할 틈도 없이 시간이 흘렀다. 사람들의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댄스 공연부터 귀를 즐겁게 해주던 악기 연주까지. 초, 중등 학생들의 실력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공연들이 계속 되었다. 그동안 얼마나 피땀 흘려가며 연습을 했을지 눈에 선했다. 공연 하나하나가 끝날 때마다 앉아 있던 사람들의 열렬한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졌고 공연을 끝낸 아이들의 표정은 뿌듯함과 환희로 가득 차 보였다. 아이의 순서가 되었다. 연습한 기간이 길지 않아 많이 서투를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옆 친구들과 호흡을 맞춰 딱딱 해내는 모습이 대견했다.

 

언제 저렇게 연습을 했을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러고 보니 평소 혼자서 노는 경우가 다반사였는데, 언제부터인가 학교를 마치고서 같은 합창단 친구라며 만나서 어울리고 합창단에서 배웠던 노래라며 반주를 틀어달라고 해서 부르기도 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 가운데서 유난히 눈에 띄었던 다른 사람들을 위해 배려하던 모습. 혼자 하는 활동을 주로 했던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모습들이라 놀랐었는데, 그게 이렇게 함께 어울리는 활동을 통해 길러진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만의 목소리 보다는 다함께 호흡을 맞추어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하는 것이 합창이니 말이다. 매번 힘들 것 같다 싶은 연습을 이겨내고 앞으로도 쭉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의 모습이 참 예쁘다. 함께 어울려 마음을 주고받는 일이 많아질수록 서로를 아끼고 챙겨주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 땀흘려가며 노력했기에 자신만의 꿈과 끼가 커지는 것은 덤으로 따라올 것이고. 이건 비단 우리 아이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아이들의 감춰진 능력들을 발산할 수 있는 기회가 지금처럼 꾸준히, 그리고 많이 주어지면 좋겠다. 다함께 어울려 밝게 웃으며 살아가는 날들을 위해서 말이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7/11/06 [15:43]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