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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시장
 
한영채 시인   기사입력  2017/11/07 [14:22]

 안개 사이로 더딘 새벽이 온다


동트기 전,
세 들어 사는 사내의 무거운 걸음을
벚나무가 듣는다


주전으로 가는 굴다리 난간에
엉덩이를 밀어 올린 낡은 신발들
모서리로 날아든 시든 꽃잎들이 시장을 만든다

 

휴일 없는 일요일 새벽
삼동을 건너 온 바람의 칼이
가지를 흔들 때마다 귀볼 움츠린다


어제도 월세 독촉을 받아
언제 날개를 펼지, 죽지 속으로 파리한 손을 끼고
흙 묻은 엉덩이를 난간에 밀어 넣고
아이에게 쥐어 줄
단팥빵을 생각한다


바람에 잔가지 부서질 때마다
누가 내 이름을 불러 주려나, 언제?
귀를 쫑긋 새우며 보내는
난독증의 시간


그의 새벽은 안개주의보
창문에 비친 움, 벚꽃이 곧 피겠다고
신발 끈을 다시 묶는 허씨가
평화국밥집 따순 국물을 꼬르륵
들이키는 소리,

 


 

▲ 한영채 시인    

해마다 연말은 취업의 계절이다. 취업은 바늘구멍보다 좁다고들 한다.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 취업은 누구에게나 로망이다. 취업난, 눈을 낮춰라 그러면 자리가 있을 것이다. 라고 하지만 그 것 또한 어렵다. 여기 굴다리 난간에서 취업을 기다리는 이가 있다. 안개주의보가 있는 일요일 새벽에도 인력시장에서 하루치 일 꺼리를 찾는다. 몸은 무겁고 쉬고 싶지만 아이에게 줄 단팥빵을 생각해야하는 날품팔이, 그래도 희망은 있다 봄이 오는 내일은 좀 더 나은 삶이 올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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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07 [14:22]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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