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가경(晩秋佳景)
 
이금희 언약의 교회 담임목사
 
▲ 이금희 언약의 교회 담임목사    

11월 중순, 만추가경에 흠뻑 빠져든 사람들은 산과 들을 찾아 가을빛 특유의 풍경이 담긴 사진을 남기느라 한창 분주하다. 만산홍엽(滿山紅葉)이라 불타듯 붉게 물든 산들은 이제 곧 헐벗은 겨울나목으로 변해가리라. 노랗게 변색된 은행잎들이 떨구어져 길가에 뒹굴어 다니며, 구름조차 뒤질세라 다채로운 형태의 모습으로 변화무쌍이다. 절기상 입동을 지나면서 이른 아침이나 밤 이슥한 시간에는 서늘한 찬 기운이 피부에 내려앉는다. 아무래도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면 외출보다는 안으로 침잠하면서 그동안 돌아보지 못한 일들을 챙기고 새삼 삶의 성찰하는 동안거(冬安居)를 갖는다.


지난여름에 개장했던 십리대숲 건너편 태화강 동굴피아는 밀려드는 인파로 주차장이 모자란다고 난리를 피웠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뭔 소리냐`고 할 만큼 한산하다. 반면 구 삼호교의 태화강 철새공원은 떼까마귀의 방문으로 사람들 발길이 잦아졌다. 작년 태풍 차바가 역습해 차량 위에 차량이 포개지고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혼란스러웠던 곳이 `여기가 맞나` 싶을 정도였는데 그 사이 새롭게 변해 있었다. 필자는 그곳 강가에서 팔뚝만한 숭어들과 붕어들이 유유히 떼를 지어 다니는 것을 보았다.

 

두루미인지 학인지 두어 마리가 물고기들을 노리며 어슬렁거리며 사냥에 몰두하는 것을 보았다. 그 철새가 사냥에 성공해 먹이를 구할 것인지 물고기들의 몸짓이 날래서 도망쳐 목숨을 구할 것인지 드라마의 극적인 장면처럼 긴장을 하면서 한 동안을 주시했더랬다. 필자가 지켜보고 있는 동안의 승부는 무승부였다. 요즘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같은 휴대폰 안의 서로 간의 소통공간에서도 가을은 한창이다. `경주 불국사의 만추`라고 제목을 달았던 지인의 사진에는 하루의 끝자락에 슬픈 듯 타오르며 소멸하는 노을처럼 빨갛게 물든 단풍잎이 지천이었다. 그렇게 멋지게 연출되는 풍경에 누군들 모델이 되지 않으랴. 찍는 사진마다 `인생 샷`을 건지게 되는 이즈음 사람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중구 원도심 문화의 거리에는 울산대공원이나 함월산에서 모아온 낙엽으로 200미터의 낙엽길을 조성해 방문객이 즐거워하는 장면이 보였다. 양산에 출장을 갖다가 돌아오면서 웅상 지역의 국화축제가 열리는 곳을 들렀다 왔는데 그때 여물지 않았던 국화는 이미 생의 소멸을 맞았으리라. 그렇게 유수 같은 시간이 우리들 어깨 너머로 바람처럼 스쳐지나간다. 필자는 바람 쐬러 장생포에 자주 가는 편이다. 해양경찰청 맞은편에 있는 고래문화마을은 그동안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지나가기만 했던 터라 엊그제 그곳을 찾았다.

 

주말을 맞아 활기찬 장생포의 풍경 속에 고래문화마을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때 필자는 철공소와 장생포초등학교의 담벼락에 안간힘을 쓰며 기어오르는 담쟁이덩굴을 보았다. 고래문화마을에서 사람들은 1970년대 풍경에 빠져 옛 시간을 탐험하는 때에 나는 유심히 그 덩굴을 주시하며 그 잎사귀에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들이대며 소리 내지 않고 가만히 사진으로 남겼다. 얼마 있으면 시들어 떨어질 그 잎사귀 몇 장을 누가 기억할 것인가. 그럼에도 누가 알아주던 알아주지 않던, 관심과 무관심에 개의치 않고 자연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었다.  


 
기사입력: 2017/11/14 [14:59]  최종편집: ⓒ 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 www.lotteshopping.com/depart/branch/submain.jsp?branch_cd=020
울산공항 - ulsan.airport.co.kr/
울산광역시 교육청 -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 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 ulsan.kcg.go.kr/
울주군청 -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 www.ehyundai.com/portal/depart/branch/branchMain.jsp?pSiteMapId=0103010800&swfseq=0800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