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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市長)은 쓰레기를 줍는다`
 
오나경 약사고 교사ㆍ서양화가   기사입력  2017/11/19 [14:43]
▲ 오나경 약사고 교사ㆍ서양화가    

최근 울산에서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의 전국 총회가 열렸다. 전국 110명의 시장, 군수, 구청장들이 모여 지방분권 시대에 실질적이고 진정한 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중요하고 큰 자리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행사도 알차게 준비하였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천재지변으로 대학입학수학능력고사까지 연기한 시점에 공교롭게 협의회가 개최되었고, 협의회의 대표 회장인 우리 지역 단체장(중구청장 박성민)은 과감하게 문화공연을 전면 취소하고 대신에 지진전문가를 통해 지역민들의 안전을 도모하는 재난 대책 특강을 열어 단체장의 역할을 주지하고 강화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이 사례를 보며 필자는 사회학자 벤자민 바버(Benjamin Barber)가 남긴 "대통령은 원칙을 말하지만, 시장은 쓰레기를 줍는다" 는 명언을 떠올리며 지방 분권과 도시화의 실효를 재고하게 되었다.
벤자민 바버는 자신의 저서 `뜨는 도시, 지는 국가`를 통해 도시의 문제는 도시와 지방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미래의 정치 질서는 지방 분권에 있다고 강조한 것도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가 상호의존적 세계이자 초국가적이며 난해한 문제가 만연한 사회임을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국민과 국가가 서로 분리된 영토를 가지고 각자 자신의 나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는, 고안된 지 400년이 지난 17세기의 정치제도를 이어가고 있다.


초국가적인 문제와 초자연적인 난국에 휩싸일 때 과연 국가적 민주주의가 가진 편견이 과연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우리 지역만 하더라도 작년에 울산을 강타한 태풍에 속절없이 대규모 피해를 입고,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헌신 노력한 단체장이 자치재정권의 부재에 발이 묶여 난감해하는 모습을 보았다. 실제로 국가 수준의 정치가들이 종종 사람들의 문제를 풀기는커녕 정체나 혼돈으로 이끌 때도, 지역의 단체장들은 동네의 긴급한 문제를 어떻게 수습해야할지를 알고 발 빠르게 대처한다. 나라는 국익을 전제로 서로 견제하지만 도시는 누가 최고가 될지에 관심을 두기보다 서로 협력하여 난제를 푸는 것에 더 관심을 두고 순수하게 소통한다. 예를 들어 세계의 기후 변화에 대한 심각한 문제도 코펜하겐 신드롬을 일으키며, 저탄소 정책에 대한 실제 개선책을 찾아내어 적용하고 공유한 ICLEI(세계자치단체국제환경협의회)의 지역단체장들이 해결사였다.


결론은 벤자민 바버(Benjamin Barber)의 주장대로, 21세기의 문제들에 무기력한 구식 정치제도가 갖는 비대칭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나 국경으로 나누어진 나라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주제 삼자는 것, 인간의 문명과 문화를 탄생시킨 최초 요람인 도시야말로 가장 오래된 제도일 뿐 아니라 가장 오래 지속된 제도이며 삶의 터전이라는 것,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은 터키보다, 알렉산드리아도 이집트보다 훨씬 오래 되었으며 로마도 이탈리아보다 한참 전에 존재했고 도시는 시대를 초월해 존재해 온 것이니 다시 돌아보자는 것, 우리가 여전히 국경의 세계, 경계의 세계, 장벽의 세계에 살고 있지만 실제 일상에서 경험하는 질병, 경제, 기술, 교육, 테러리즘, 전쟁은 이미 국경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대 민주주의가 폴리스(도시국가)에서 비롯되었듯이 이제 21세기의 진정한 민주주의는 코스모폴리스(국제도시국가)에서 탄생될 것이라는 바버의 주장에 필자도 전적으로 공감하며 더 이상의 이견에는 침묵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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