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농소농협이 중간 브로커를 통한 불법 사기대출에 휘말려 10억원 상당의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가 단독 취재한 결과 지난 2015년 2월부터 브로커 김 모씨와 농협 감정평가 담당 김 모씨는 감정가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농소농협으로부터 37억 5천만원을 대출 받아 브로커 김 씨가 이중 수십억원을 가로 챈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금융권은 이번 사기대출로 농소농협이 원금과 이자를 합쳐 1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들은 지난 7월 경찰에 의해 특정경제가중 처벌법상 배임수죄와 배임증죄로 각각 구속된 후 현재 사건을 송치 받은 울산지검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브로커 김 씨는 토지 소유주들로부터 헐값에 부동산을 매입한 뒤 등기이전을 하기 전 소유주들로부터 가짜 대출보증 서류를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소유주들이 이미 부동산 매매가를 지불받았기 때문에 가짜 매매계약서 작성에 쉽게 동의할 것이란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김 씨는 실제 가격보다 평가액을 최고 3~4배까지 부풀려 가짜 매매계약서를 작성한 뒤 이를 농협 감정 평가직원에 제출하는 수법으로 지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경북 경주시, 영주시 등의 임야와 전답을 담보로 농소농협으로부터 10여건에 걸쳐 약 38억원을 대출받았다.
또 이 과정에서 김 씨의 사기행각을 알면서도 김 씨가 제출한 매매계약서 대로 평가한 담당 직원 김 모씨도 1억여원을 수수해 경찰에 구속 됐다.
또 브로커 김 씨는 대출금을 차명계좌로 이체하는 수법으로 법망을 피하려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씨는 대출금이 지인 등의 계좌로 입금되도록 해 자신이 직접 대출한 사실을 은폐한 정황이 밝혀졌다.
김 씨는 또 지난 2월 구정대목 당시 4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농협 간부와 직원에 건네려다 거절당한 사실도 이번 본지 취재결과 드러났다.
한편 현재 이번 불법사기 대출사건에 대해 몇몇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약 1년에 걸쳐 10건에 대해 30억원 이상의 대출금을 내 주면서 농협 간부들이 이 사실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을까하는 것이다. 취재 기자에게 농소 농협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경찰에 의하면 이번 사건은 자체 고발에 의한 것이 아니라 외부 고발사건이라는 것이다. 브로커 김씨와 동업자 관계에 있던 또 다른 김 모씨(여)의 행적을 수상히 여긴 남편이 사실을 파악하고 경찰에 고발했다고 한다.
경찰이 사건을 수사하기까지 농협측이 이런 내막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면 관련 직원들의 책임소재도 가볍지 않다.
반면 사건을 알면서도 은폐하려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대출금 규모가 일정액을 초과할 때마다 지점장 등 윗선의 결제가 필요한 만큼 내부의 묵시적 승인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태다.
특히 농협 이사진 가운데 한 명이 이번 사건에 연루돼 수재 알선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런 의혹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한 편 이외 개입 의혹을 받은 농협 간부 및 직원들도 알선, 방조,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종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