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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성매매 현장?
 
김세미 울산 YWCA 성매매피해 상담소장   기사입력  2017/11/29 [18:03]
▲ 김세미 울산 YWCA 성매매피해 상담소장    

 

울산성매매피해상담소에서 지원하고 상담하고 있는 내담자의 연령은 10대에서부터 70대까지이다. 16살에 만났던 여자 청소년이 17살이 되었다. 문제가 되었었던 사건은 종결되었지만, 스스로가 원한 상담 요청이었다. 처음에는 매주 1회 만났지만, 이제는 한달에 2회로 줄여 나가고 있다. 16살 밖에 안된 친구가 무슨 성매매이며, 상담이 필요한 것일까. 청소년이든 성인이든 한번의 성매매의 경험은 또다시 성매매 현장으로 돌아가게 하며, 그곳에 머물게 만든다. "성매매 하는게 무섭지 않았어?" 17살이 된 청소년에게 물었다. "처음에는 무서웠죠. 그런데요 쌤, 더럽고 역겨워도 15분만 참으면 되요. 하다보면 또 익숙해지거든요. 매너 좋은 사람만나면 다행이죠." 17살이 된 청소년의 대답이다. 이 문장을 아무리 곱씹어 봐도 틀린 구석이 하나도 없다. 그렇다, 모든 일이든 처음이 무서운 것이지 하다보면 익숙해진다. 그리고 짧은 시간을 통해 꽤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그렇다면 한번 생각해보자. 식당에서 하루에 6시간에서 8시간씩 한달을 꼬박 일해 60-80만원을 버는 것과 `더럽고 역겨워도`(위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자면) 15분만 참으면 13만원이라는 돈을 벌 수 있다. 성매매라는 것을 한번도 경험하지 않았고, 어느정도의 자원이나 내면의 힘이 있는 사람이라면 성매매를 결코 선택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성매매를 한번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해볼만 하다. 성매매를 선택함으로 인해 오히려 식당에서 일하는 것을 견딜 힘을 잃어버린 것이다. "앞으로를 생각할 때, 걱정되는 것이 있니?" 17살이 된 청소년에게 물었다. "네, 제가 다시는 성매매를 안할건데요. 근데 쌤, 시간이 지나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오게 되면 제가 또 성매매를 할까봐 무서워요. 요새도 그렇고, 언제든 채팅 어플에 들어가면 저를 사려는 사람들은 많거든요." 17살이 된 청소년의 대답이다.


"이번주에는 채팅어플에 몇 번 들어가봤니?" 청소년을 상담을 할 때마다 한주의 안부를 묻듯 묻는 내용 중 하나이다. 아마도 이 청소년은 성인이 되고 난 이후에도, 오랜 시간이 지난 이후에도 성매매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스스로도 끊임없이 싸워내지 않는다면 성인이 되자마자, 돈에 대한 고민이 들 때 어김없이 성매매를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이나 그때나 그 아이의 말처럼 `사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 우리 사회는 성매매를 선택한 17살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사회이다. 시장불변의 법칙이 있다. 수요가 있기에 공급이 존재한다. 성매매 시장도 마찬가지다. 성매매에 대한 수요가 있는 한 공급은 어떤 형태로든 취해진다. 사회적으로 취약할수록, 어릴수록, 장애가 있을수록, 가진 자원이 없을수록 성매매 시장에 공급되어지기 쉽다. 그 사실을 우리는 고스란히 경험하고 있다.


필자도 이 곳 상담소에 오기 전까지는 성매매가 뭔지 관심도 없었고 전혀 알지도 못했다. 하지만 성매매 현장에 들어와서 보니 성매매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알게 됐다. 그리고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8년이라는 시간을 이 곳에서 일하며 많은 피해자들을 만나고 있다. 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피해자들도 많이 만나지만, 전문가와 일반 시민들과 소통할 기회도 많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는 성매매의 현실과 일반 사람들이 알고 있고 생각하고 싶어하는 성매매의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

 

너무나 많은 생각의 차이와 편견 속에 묻혀버린 성매매에 대해 올바르게 소통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매년 상담소에서는 성매매예방교육들을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의 기회 가운데 더욱더 소통하며 함께 이 문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기를, 조금 더 관심 가져보기를 소망해본다. 17살 청소년이 몸이 다 드러나는 파인 옷을 입고 거리에 나와 `내 성을 팔겠다` 고 외칠지라도 오히려 옷을 입혀주며, `성은 사고 파는게 아니야. 아무도 네 성을 사지 않는단다.` 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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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29 [18:03]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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