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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석연경 시인   기사입력  2017/12/05 [14:32]

시인이 가는 곳은 어디나 수상마을이 된다네
사람과 나무와 바위가 메마른 입술을 열 때마다
시인은 푸른 배 띄워 은결 노래 불러주네
거리마다 창문이 열리고 촉촉한 입술이 빛을 합창하네

 

세상 요란에 못 견뎌 숲속에 든 명상가도
영혼의 오지에서 세상과 단절된 절벽도
허물고 북돋아 맑은 물길이 되네
사막에 물길 내어 울창한 숲을 주고
붉은 배 타고 황무지로 가서
과일이며 야채를 나누어 주리라

 

눈이 퀭한 사람들을 찾아 바나나 큰손을 주고
눈이 까만 아이에게는 새콤달콤한 오렌지를 주리라
허기진 새벽을 견디도록 따뜻한 쌀국수도 주리라

 

틈이나 구석이나 그늘이나 평야나
단물이 흐르는 복숭아를 나누어주리
흔들리는 물결에 형형색색의 배를 띄우리  
꽃피면 꿈을 노래하고 열매 맺히면 사랑을 노래하고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까지
시심의 씨를 뿌리리라

 


 

 

▲ 석연경 시인    

시인은 어떤 존재인가. 시를 쓴다는 것은 어떤 행위인가. 시는 사람들에게 또는 세상 만물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 심미감과 교훈을 동시에 주는 것이라고 말을 할까.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 앞에서 시인은 어떻게 존재하고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까. 이 같은 물음 앞에서 시인은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사명감을 가지거나 시를 쓰는 일을 넘어 시와 함께 현실을 변혁하고자 몸으로 행동하기도 하리라. 시인은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기 때문에 그 시를 읽은 누군가에게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말은 결코 헛된 말이 아니다. 시인은 시를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다. 시를 읽으면서 받는 감동은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풍성하게 하고 자유롭게 하고 행복하게 한다. 따라서 시인은 걸림이 없이 마치 물 위에 배를 띄워 흘러가듯 어디든지 필요한 곳에 가서 베풀 수 있는 자이어야 한다. 시인은 시를 통해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시인은 시를 통해 어떤 주제로든 베풀어야 하고 깨닫게 해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고 눈에 보이는 것이 거짓인지 진실인지를 바로 보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면에 감추어진 진실을 감지하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진실이 사람에게 양식이 되고 삶의 고난을 극복하는 힘이 되고 살아야 하는 방향이 되고 꿈이 되고 희망이 되고 미래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인은 베푸는 자이다. 소통하고 통섭할 수 없는 상황일 때 시인은 수로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벽이 있으면 허물어야 한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사회의 억압과 부조리한 현실을 넘어  미래를 전망해야 한다. 시인이 제시한 전망에 사람들은 눈을 뜨리라. 시인이 제시한 진실과 희망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와 세계의 상황에 적합하게 변화되고 시인과 더불어 꿈의 씨를 뿌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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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05 [14:32]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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