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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부재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교수   기사입력  2017/12/06 [15:46]
▲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교수    

역사가 깊고 전통과 문화가 풍성한 나라는 역사를 일으켜 세운 위인들의 동상과 조형물이 거리 곳곳에 많이 세워져 있다. 대학 캠퍼스에도 설립자나 학문적 성과가 있는 분들의 동상이나 흉상이 여기저기 세워져 있다. 영국이나 프랑스 등 유럽 선진국들에서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참으로 부럽다. 그런 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나라, 그 대학의 깊은 내공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세종로 네거리는 우리나라 정치, 경제의 최고 중심이 되고, 위치적으로도 서울의 한 중간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라 할 수 있다. 바로 거기에 이순신장군의 동상이 세워진 때가 1968년이니 어언 50년이 되어간다. 당시 세종로를 확장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광화문 복원을 지시하며 "세종로에 일본이 가장 무서워할 인물의 동상을 세우라"고 지시했고, 이에 따라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모셔지게 되었다고 한다. 뒤따라서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정에는 거의 예외 없이 이순신장군의 동상이 서게 된다. 위인의 모습을 보며 자라서 나라의 동량재가 되어 달라는 염원이 서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세종로 안쪽으로 세종대왕의 동상은 2009년에 세워져 두 위인이 버티어 서니 보기가 참 좋다. 터키에는 아타튀르크 동상이 참으로 많다. 그의 본명은 `무스타파 케말`이며 아타튀르크란 `조국의 아버지`를 뜻하는 극존칭이다. 그는 민족독립전쟁을 일으켜 그리스 군대를 격퇴하고 지금의 터키를 일으키게 된다. 대통령으로 15년의 재임기간 동안 수많은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터키를 서구식 법치와 민주적 정치제도로 현대화시킨다. 아타튀르크에 대한 터키 국민의 존경심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도이다. 모든 터키 화폐의 앞면에는 어김없이 그의 얼굴이 들어가고, 대부분의 터키 회사들은 그의 초상화를 벽에 걸어두고 있다. 도시에서 가장 큰 거리나 광장에는 아타튀르크의 이름을 붙이며, 거리 중심가엔 예외 없이 그의 동상이 서 있다. 터키사람들은 아타튀르크를 관념적으로 존경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존경심을 나타낸다. 거의 종교적 수준으로 까지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이렇게 절대적으로 존경을 받는 정치적 인물을 가진 터키 사람들이 살짝 부러워지기도 한다.

 

왜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자 목숨까지 바친 이순신장군의 절절한 애국애민의 정신과 용기는 세월이 흘러도 결코 지워질 수 없는 `참`이기에 오늘도 많은 국민이 기억하고 있어야한다. 하지만 이순신 동상은 `조국근대화`와 `민족중흥`이란 정권적 이념을 포장하기 위한 정치적 행위라는 의견이 있어 논란거리가 된다니 참으로 가소롭기가 한이 없다. 그런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이 세상에 온전히 보일 것이 무엇이겠는가? 하물며 우리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논객`이라 포장하여 지성인으로 높여주니 참으로 한심하기까지 하다. 우리는 왜 동상의 인물이 그렇게 없을까? 우리의 역사는 세계적으로도 깊고 요원하다. 세계의 일등 국가였던 영국의 역사도 우리와 비교해보면 우리와 비슷하다. 기원전 6세기경에 켈트족이 유럽에서 건너와 정착하고 기원전 55년에 로마의 침공을 받아 400년 동안 식민지로 보내게 된다. 수많은 전쟁이 그 땅을 흩고 지나갔다. 그로 말미암아 역사상 인물이 많이 배출되기도 한 것 같다. 우리나라도 반만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많은 전쟁의 참화를 겪었으며, 그 때마다 나라를 구한 많은 위인들이 있다.

 

그러나 영웅으로 인용되는 인물은 이순신과 세종대왕 뿐이니, 속 모르는 외국사람들은 이 나라는 참으로 인물이 없는 단순한 나라구나 하는 편견을 가질 수도 있겠다. 우리나라는 영웅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나라다. 어떻게 해서라도 흠집과 생채기를 내어 깎아 버리는 것이 잘하는 짓으로 치부되는 나라이니,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동상과 같은 맥락으로 화폐인물을 들 수 있다. 현존 우리나라 화폐인물은 세종대왕, 이순신, 이이, 이황, 신사임당 등 네 명이다. 이이와 이황은 거의 같은 시기의 유학자이고 신사임당은 이이의 어머니이니 정말 한쪽으로 편중되어 있음을 단박에 알 수 있고. 이를 결정한 당국자의 경박함을 꾸짖지 않을 수 없다. 우리도 이제 영웅을 만들어 모시자. 나라의 안녕과 번영, 질서를 위하여 정신의 고양을 이루어보자. 나라가 힘들고 어려울 때, 그분이 걸었던 행적을 따라가며 극복해보자. 잘 생각해 보면, 그리고 헐뜯지만 않는다면 우리 역사에는 귀감이 되실 영웅들이 많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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