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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교실의 학년 마무리(2)
 
조소영 다전초 교사   기사입력  2017/12/07 [14:34]
▲ 조소영 다전초 교사    

그리고는 손을 꼭 붙들고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데 요즘 들이대는 `학교폭력`의 잣대로 바라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기가 그렇게 힘이 세졌는지 몰랐다고 했다. 너무 놀라고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그 날 전체 아이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했다. 주제는 `나는 컸다. 나는 세졌다.`였다. 유치원 시절에 팔을 휘저으면서 다투던 그 마음으로 친구와 싸우면 이제 우리는 컸고 주먹이 세졌으므로 상대방을 많이 다치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음보다 몸이 더 세져서 생기는 시행착오들을 잡아주는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은 멋진 어른으로 자랄 것이다. 나도 모르게 화가 치미는 호르몬의 변화도 적응할 것이다. 마음도 곧 자랄 테니까? 마음과 몸의 자람이 꼭 같으면 좋을 텐데 마음이 먼저 자라거나 몸이 먼저 자라서 우리 아이들이 힘들다.

 

학교 폭력에서 담임교사의 재량을 인정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아이들의 문제는 아이들을 들여다보는 사람이 관여하여 지도할 문제라는 생각을 소박한 교사는 한다. 사소한 학생 간의 일회적인 다툼에도 `학교 폭력`이라는 용어를 붙여 고자질 하는 아이들에게 괴롭힘과 장난, 우정과 오해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100m 밖에서도 내 아이가 보인다. 100명이 모여 찍은 사진에서도 쉽게 내 아이를 찾는다. 소박한 교사도 학부모이므로 부모님들의 그 마음을 많이 이해한다. 소박한 학급의 학부모님들께 학기 초에 나무 말고 숲을 보아달라는 부탁을 드렸고 소박한 학급이라는 숲을 조심스럽게 보아주셨다. 그래서 소박한 교사는 힘을 얻었고 아이들은 몸과 마음이 자랐으며 한 학년 동안 행복했다. 아이들의 다툼이 있었던 날 부모님과 전화로 상담을 했다. 아이들과의 과정과 전체적인 안전교육 내용, 그리고 화해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부모님은 괴롭힘이 아닌 사고로 인정해 주셨고 아이의 무사함을 함께 기뻐해 주셨다.

 

먼저 전화해서 상대 학부모님께 부모로서 미안함을 전했고 전화를 받은 후 코피가 났던 아이의 어머님은 소박한 교사에게 문자를 보내주셨다. 선생님께서도 놀라셨을 것 같다는 이야기 그리고 힘내시라는 응원을 받았다. 코피를 낸 학부모님도 문자로, 상대 아이 부모님께서 따뜻하게 말씀해 주셨고 중간에서 선생님께서 잘 조율을 잘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과 가정에서 아이와 충분한 이야기 나눔을 약속하셨다. 두 분 모두 내 자식 같은 친구를 인정해 주신 덕이다. 진급을 앞둔 아이들은 학년의 마무리에 대한 성취감과 지난 학년에 대한 아쉬움, 새 학년에 대한 기대를 한다. 학부모들은 그런 아이들을 응원하는 마음과 앞으로 몇 년을 고단할 아이들에 대한 걱정, 아이의 성장을 도운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을 가진다. 교사는 한 학년은 무사히 성장해준 아이들과 신뢰와 믿음을 보여주신 학부모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가진다. 각자 다른 시선과 마음이지만 사랑으로 매듭짓는 학기말에는 조금 분주하고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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