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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남긴 이름 석자
 
이성웅 시인   기사입력  2017/12/28 [15:38]

내 속에 아직도 출렁입니다
지상에서 가장 낮게 흔들리던
호흡이 잠잠해지자
꺼져버린 촛농이 스물 스물 내 속에 쌓입니다


같이 보았던 하늘은 서녘 끝자락에 머물고
내 눈길은 괜스레 그녀의 하늘가를 맴돌다
가없는 바다를 불러들입니다


폭풍 같은 날들은 이제 오지 않을 거라며
위안을 하면서도, 그녀가 내 이름 기억하듯
대답 없는 그 이름 또 불러봅니다


저 산 허리춤이 졸라맨 그녀의 허리이듯
타다만 산등성이는 내가 올라타
빨아먹던 봉우리입니다


그윽한 눈빛으로 주시하는 저녁 놀
한시도 마음 놓지 못했던 심장이
출렁이는 물결로 내 가슴에 밀려드는 것이지요


그래 나도 사랑한다 아들아 하며
꼭 쥐어주시던 손 풀렸지만
그녀가 남긴 석양은 자꾸만 날 바라보며
처진 어깨를 보듬어줍니다


아득한 수평선처럼 대답 없는 이름
그냥 불러보기만 해도 젖어 드는
그녀가 남긴 이름 석자, 어머니

 


 

 

▲ 이성웅 시인    

모든 이별은 아픔이다. 어머니와의 이별은 어떤 아픔으로도 대신 할 수 없는 것이다. 이천 납골당에 어머니를 안치하고 돌아오는 길 서산에 지는 해가 한없이 서러웠다. 어머니의 얼굴인 듯 방긋 웃곤 자취를 감추었다.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웃음 잃지 않으시던 모습 다시 볼 수 없게 되었다. 어쩌면 내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계실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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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28 [15:38]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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