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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와 `어처구니`
 
김재범 도예가. 자운도예연구소   기사입력  2018/01/01 [15:56]
▲ 김재범 도예가. 자운도예연구소   

거짓말을 잘하고 진중치 못한 사람을 일컬어 흔히 사이비라고 부른다. `사이비(似而非)`는 사자성어 `사시이비(似是而非)`의 준말이다. 공자께서 처음 말씀하셨다. 여기에 `시비(是非)`라는 말이 있다.  시(是)는 `옳은 것`이고 비(非)는 `그른 것`이다. 잘잘못을 가린다는 뜻이다. 사이비의 사(似)는`흡사하다`, 이(而)는 `그러나`의 뜻을 가지고 있다. `얼핏 보면 옳은 것 같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는 말이 된다.`공자께서 `사이비`를 좋아하셨을 리가 만무하니, 사람마음은 꼭 같은가 보다. 예나 지금이나 `사이비`를 싫어한다는 점은 분명한 듯하다. 왜냐면, 사이비는 겉과 속이 다를 뿐만 아니라 심경을 혼란시키고 시비(是非)나 진위(眞僞)를 가릴 수 없게 만들기 때문에 경계하였기 때문이다. 말은 그럴듯한데 진실성이 떨어지고 경계를 늦추면 현혹당하기 십상인 상황을 초래한다. 이런 사람들은 의(義)를 혼란스럽게 하고 신용을 어지럽히게 하므로 싫어했다는 이야기다. 


우리 말 중에 `어처구니`만큼 변화무쌍한 말이 또 있을까?  그렇다 어처구니를 찾아보니 여러 뜻이 있다.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물건을 말하기도 하고, 기와장이가 궁궐 지붕위에 올리는 사람이나 동물모양의 흙으로 만들어 구운 토우 즉 어처구니 올리는 일을 잊은 것에서 유래된 `어처구니없다`는 뜻도 있다. 믹서기나 분쇄기가 없던 시절에 `맷돌`이 있었다. 옛날 맷돌은 `숫쇠`가 박힌 `숫맷돌` 위에 `암맷돌`을 얹어 끼우고 돌려서 마찰력을 이용하여 곡식의 알갱이를 분쇄하는 도구다. 이 맷돌을 돌리는 손잡이를 어처구니라고 이름한다. 맷돌은 돌이고 손잡이는 나무를 깎아 만들었기 때문에 잘 빠지기 일쑤여서 잊어버리기 십상이었다. 주로 아낙들이 사용하던 터라 쉽게 만들어 사용할 수 없어 난처하기 그지없었던 것이다. 어떤 일을 겪고 도저히 납득할 수 없을 때 `어처구니가 없다`거나 `어이가 없다`는 말을 한다. 한마디로 난감한 상황을 이를 때 자주 쓰는 말이다. 우리사회 도처에서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현장경영에서 `오행` 즉, 다섯 가지 행동 지침을 이르는 말이 있다. 정리, 정돈, 청소, 청결, 습관화를 이르는 말이다. 필자가 평소 작업장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기본 정신이기도 하다. 먼저 `정리`는 버릴 것과 유지할 것을 구분하고 결정하는 밑바탕이다. 그 위에 `정돈`을 해야 한다. 정돈은 필요한 것들이 일목요연하여 찾기 쉽고 알기 쉽게 만드는 과정이다. 그 다음이 `청소`단계이다. 지저분하거나 더럽고 오염된 것들을 쓸고 닦고 없애는 과정이다. 정리ㆍ정돈ㆍ청소 단계를 거치고 나서야 깨끗하게 된다. 비로소 그 상태가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청결`의 단계에 이르게 된다. 여기까지 기본 행동에 불과하다. 마지막이 쉽고도 어려운 `습관화`이다. 오행을 완성하는 단계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어쩌다 한번은 잘할 수 있지만 최상의 상태를 유지해 나아가는 것은 정신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완성이 가능하다. 거창하지만 철학이 조금 담겨 있어야 한다. 왜냐면 몸가짐과 마음가짐이 반듯할 때 만, 절제되고 가지런한 최상의 서비스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술년 뜨거운 해는 희망을 안고 힘차게 올랐다. 우선 새해에는 `사이비`와 `어처구니`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지혜를 모았으면 좋겠다. 더 이상 사이비가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거나 신용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어야 밝은 한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뙤약볕 아래서 `피나무`를 솎아내는 일만큼 귀찮고 힘들지언정, 농사를 망처 기근에 들게 할 수 없는 노릇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어처구니없는 안일한 폐습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기본을 흔드는 장막은 과감하게 걷어내자. 포기하지 않는다면 거짓은 참됨을 이길 수 없고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유치할지 모르겠지만 `오행`으로부터 첫발을 디뎠으면 좋겠다. 우리에겐 새해 첫날 반듯하게 마음먹고 해맞이했던 몸과 마음가짐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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