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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교실의 사과 데이
 
조소영 다전초 교사   기사입력  2018/01/02 [14:27]
▲ 조소영 다전초 교사    

12월은 독감 조심, 소박한 교실의 아이들이 겨울방학을 앞두고 독감주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연휴 전에 한 학생이 독감진단을 받고 출석인정 결석을 하게 되어 모든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수업에 임하기로 하였다. 아이들도, 소박한 교사도 답답하지만 건강한 방학을 맞기 위해 불편함을 참기로 했다. 손 씻기와 환기도 주기적으로 하고 방과 후에는 알콜을 희석하여 교실 안 소독도 하고 있는 중이다. 학부모님께는 일찍 자고 영양도 신경 써 달라고 가정 연계 문자도 보냈다. 소박한 교실에서는 독감에 걸린 친구에게 전화 안부를 묻고 응원하는 활동을 아이들 끼리 계획하였고 소독된 친구의 자리에 힘내라는 접착 메모가 붙었다. 새 학년 교과서를 챙겨 이름을 적어 주고 안내장을 챙겨 놓는다. 아이들이 성장했다는 생각에 아침에 그 모습을 보고 흐뭇하게 웃었다. 학기 초 결석한 학생의 안내장이 번호가 적힌 채로 바닥에 구르는 모습을 보고 잔소리를 했던 것이 기억이 나서이다.


아이들 건강이 가장 귀하다. 소박한 교사는 친구가 자녀를 병으로 잃는 것을 가까이 함께 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아이들을 보면 건강이 가장 귀하다는 생각을 늘 한다. 아이들과 함께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습관을 배우고 익히고 싶다. 사과데이, `고마해라 마이 싸웠다이가`라는 주제로 다전초 WEE센터에서 사과데이 행사를 일주일간 운영하였다. 아이들이 쉬는 시간마다 상담실에 가서 은밀하게 무언가를 쓰는 것을 관찰했는데 비밀이라는 말에 참고 있었다. 오늘 다전초 또래 상담반 5학년 학생들이 빨간 사과 모양의 편지지에 쓴 사과하는 내용과 간식이 사과 받는 친구에게 배달되었다. `진작 사과하고 싶었어. 내 맘 알고 있었지? 정말 미안해.`라고 적힌 사과들이 오갔다. 소박한 교사도 파란 사과를 하나 받았다. `선생님, 속상하게 해서 죄송해요.`라고 적힌 편지지와 간식을 하나 받았다. 지나고 보니 잘 해 주지 못한 것이 아쉽고 미안한데 아이들이 사과데이에 쓴 편지를 받고 보니 소박한 교사는 부끄러웠다.


얼마 전 가족과 함께 본 영화의 내용처럼 이승의 잘못을 이승에서 용감하게 인정하고 사과하고 싶었다. 아침부터 소박한 학급의 아이들을 모아 놓고 진지한 자세로 `얘들아, 선생님은 평범하고 소박한 사람이다. 한 학년을 함께 생활하는 동안 선생님이 실수도 하고, 마음 아프게도 했을 것 같다. 선생님을 용서해 주렴.` 했더니 아이들이 두 팔을 휘저으며 아니라고 한다. 나도 모르는 상처를 주었을까 걱정했는데 아이들은 좋은 기억만 남겼나 보다. 소박한 학급의 무한 긍정 아이들, 그래도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싶어서 `선생님도 성장하는 중이란다. 어른들도 완벽하지 못해. 좋은 사람, 좋은 엄마,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성장하는 중이란다. 한 해 동안 함께 성장해 주어 고맙다.`라고 했다. 여운이 남는 사과데이이다. 추임새! 소박한 학급에서 추임새 약속을 했다. 소박한 교사가 국악공연을 보고 배워온 추임새를 아이들과 함께 방학까지 해 보기로 의논하였다.

 

판소리 국악인이 국악 공연 중에 `얼씨구!`, `좋다`, `잘 한다`, `잘생겼다`, `예쁘다`라는 추임새를 공연 중간 중간에 넣어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멋진 공연에 끼어들어 추임새를 넣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흥을 돋우어 힘이 나게 함` 이라고 설명하시며 추임새 넣는 연습까지 시키는 바람에 모두가 용기를 내어 공연에 함께 하였다. 곧 중요한 일이 일어났다. 함께 하는 공연이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소박한 교사는 감상하는 공연이라고 생각했는데 한 두 명의 용기에 모든 관객이 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명창의 노래를 방해 할 것이라 생각했던 추임새는 신나게 어우러졌다. 소박한 교사의 경험을 들은 친구들은 우리 학급에서도 하자고 한다. 나와 같은 생각, 동의하는 의견을 친구가 발표하면 1회만 추임새를 넣기로 했다. 내 의견과 다르면 `잘생겼다`, `예쁘다`로 칭찬 추임새를 넣기로 하고 재미있는 발표시간을 시작했다. 아이들은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고 비슷한 생각에 각각 추임새를 넣기 시작했다. 학급이 활발하고 다소 소란하다.


한 남자아이가 독특한 생각을 발표했다. 친구들을 웃겨줄 모양이었나 보다. 그러자 아이들이 `예쁘다`하고 추임새를 넣는다. 함께 크게 웃는다. 우리는 `잘생겼다와 예쁘다`를 `멋지다`로 통일하여 추임새를 바꾸었다. 새로운 2018년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추임새를 넣어주는, 함께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소박한 교사는 새로 엮을 소박한 학급에 추임새를 계속 유지하고자 한다. 물론 친구들에게 물어 보고 할 것이다. 나도 힘 받고 너에게 힘도 주고 우리 함께 하는 학교생활, 그 귀한 경험들을 엮을 생각에 소박한 교사는 웃는다. 2018년에는 아이들의 마음을 본 받아 어른들의 세상도 서로 추임새 넣어주면서 함께 성장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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