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라는 인생의 전환점
 
장은옥 영남울산신학교 학장
 
▲ 장은옥 영남울산신학교 학장    

필자는 1996년에 미용실을 열었다. 보험회사와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자 주변에서는 "그 돈으로 땅을 사지 왜 세를 얻었나?"라고 했다. 문 연지 6개월 만에 IMF가 닥쳐왔다. 은행이자가 껑충 뛰었다. 은행 빚을 갚기 위하여 부지런히 치열하게 살아야 했다. 10년째가 되면서 겨우 모든 빚을 다 갚았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좀 쉬었다 가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느닷없는 일이 벌어졌다. 남편이 출근을 하던 중 인사사고를 냈다. 남편의 전화를 받고 `어떻게 하지`하는 걱정과 함께 `이제는 모든 재산을 다 잃고 알거지가 되고 말겠구나. 인사사고면 1억 원 정도의 돈이 들것인데 우리재산 모두 합치면 1억이니 우리는 오갈 데가 없겠구나`하면서 끝없는 걱정을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교회에 가고 싶으면 가는 정도였는데 어느덧 나의 발걸음은 나도 모르게 교회를 향하고 있었다. 어느 누구와도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다. 미용실 아줌마의 이야기는 동네 소문거리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하물며 미용실 아줌마의 아저씨의 이야기는 더 하찮은 동네 소문거리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그 누구도 의논대상자가 되지 못했다. 나의 주변을 아무리 돌아봐도 하소연할 대상이 없었다.


나는 교회로 향해 가고 있었다. 나의 이야기를 하나님은 다 들어 주셨고 무슨 이야기를 해도 후회가 없었다. `사람에게 이야기 하면 어느 순간에 괜히 이야기 했다` 라며 후회가 되는데 하나님께 이야기하는 것은 후회가 되지 않았다. 왠지 마음이 후련하고 안심이 되었다. 소문날 걱정을 안 해도 되기 때문이다. 남편은 사고 가해자로 경찰서에 수감 되었다가 3일 만에 집에 돌아왔다. 친구 두 명이 보증을 서서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친구 2명은 출근도 못한 채 남편과 함께 다니면서 사고처리를 위해 동분서주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운전자가 초록색불일 때 진행했다"고 사고를 목격하신 분이 경찰서에 오셔서 증언을 하고 갔다는 것이다. 깊은 감사가 저절로 우러나왔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제부터는 나도 남을 위하여 살고 싶습니다." 그렇게 서원 같은 기도를 드렸다. 우선 가까운 요양병원에 전화를 했다. 호스피스 교육을 받고 봉사를 가고 싶다고 했더니 병원에서는 "미용봉사는 호스피스 교육을 안 받아도 되고, 본인이 올 수 있는 날을 정해주면 무조건 준비를 해 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된 봉사가 어느덧 12년째를 이어오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 미용가방을 들고 가면 어느 병원이든 들어갈 수가 있다. 그리고 함께 봉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해가 바뀔수록 늘어났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 할까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고, 하나님 앞에서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갈까가 중요해서 배 깔고 낮잠자본 기억이 거의 없다. 어느 날 전화가 왔다. 남창에서 나이 50넘은 아줌마 둘이가 "우리 좀 베풀면서 살아봅시다" 하고 의논하다가 나에게 전화를 한다고 했다. 그 사람에게 전화하면 잘 알 것이라고 그 대상이 나라고 했다. 앞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의 시간조차 없었는데 `나름대로 지금껏 잘 살아왔나보다` 느끼는 요즘이다. 필자는 `봉사하러 와 주세요`하는 전화가 나에게 자주 걸려오기를 오늘도 기다린다. 봉사자를 쉼 없이 길러내고 1년, 2년, 3년 지나면 또다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우리의 인생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하지만 어느새 남을 위한 시간은 손에서 모래알이 빠지듯 슬그머니 잊어버리고 다시 치열한 경쟁의 인생으로 돌아가고 만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사람을 기다리며 찾아오는 사람에게 미용교육을 시킨다. 봉사를 요청하는 요양병원은 자꾸 늘어난다. 봉사자는 길러내고 길러내도 항상 사람이 부족하여 어르신들의 머리는 항상 장발이다. 어르신들의 하얀 백발이 단정하면 나는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나 정돈되지 못한 머리를 보면 마치 나의 어머니 머리를 손질하지 못한 듯 마음이 아프다. 이 시간 전하고 싶은 내용은 "누구든지 전화하세요. 봉사하고 싶으신 분은 누구든지 미용교육을 가르쳐 드립니다"라는 것이다. 서툰 손놀림도 서너 달이면 프로의 실력으로 거듭난다. 무엇보다 봉사자들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꽃 같은 미소의 웃음을 지으며 고맙다고 말해준다. 그래서 남을 위하여 살고, 후회 없는 인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기사입력: 2018/01/09 [18:25]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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