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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산 대운이
 
진응 남창 내님암 주지 스님   기사입력  2018/01/11 [15:21]
▲ 진응 남창 내님암 주지 스님    

우리절 개 이름은 대운이다. 뒷산이 대운산이라 대운이라 했지만 좋은 기운을 가져다주는 복된 강아지가 되어 사랑을 받고 살았으면 해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 주먹만 한 얼룩이 강아지가 어미를 따라 사하촌 노거사님과 같이 절에 왔는데 하는 짓이 여간 귀여운 것이 아니었다. 쪼르르 달려와 손을 핥으며 재롱을 부리는 것이 인형 같았다. 태어난 날을 헤아려 보니 이곳으로 소임차 온 시기와 비슷했다. 다른 형제들은 분양을 다 하고 한마리만 남았다며 절에서 키웠으면 좋겠다는 말에 처음에는 단호하게 사양했다. 절에서는 개를 키우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여러 어른스님들은 자주 하신다. 심심유곡 고절처에 기도 삼매도 들고 선정에도 들어야 하는데 키우는 개와 닭이 울면 절을 지키는 신장님이 할일이 없어 떠나버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기도 중에 컹컹 짖고 낯선사람에게 달려든다면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닐 것이며 청정한 도량에 강아지 분변은 어떻게 하고 가끔씩은 비린 것도 먹어야 할 것인데 생각하니 잘한 결정이라 생각했다.며칠이 지나고 철 이른 도토리가 툭툭 떨어져 내리는 가을 아침에 누굴 따라왔는지 고목나무 아래서 놀고 있길 래 인연인가 싶어 덥석 안아버렸다. 내가 아닌 다른 생명과 더불어 함께 한다는 것은 많은 희생이 따른다. 사료 먹이주기, 절마당에 실례는 않았는지. 어디 아프지는 않은지 한 달간은 온통 관심 가질 일만 생겼다. 독신 수행자가  늦둥이 말썽쟁이 아들을 둔 기분이 이럴것 같았다. 신발 물 뜯기,등산객 따라다니며 짖어 대기, 잔디밭 뒤집기, 이상한 것 물어오기 등 미운 짓은 다한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은 그럴수록 꾸짖고 혼을 내면서도 밉지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개를 키우고 오랜 세월을 반려 동물로 같이 살아 왔는가 싶었다.


올해는 황금 개띠 해라고 한다. 오행에 대입시키면 천간이 무인해는 흙 기운이며 흙색깔이 황금이다 해서 올해를 황금 개띠로 부른다고 한다. 푸른 개띠면 또 어떻고 흰 개면 어떻겠는가. 다만 개의 좋은 품성만 올해는 배우자고 다짐한다. 우리 절 대운이는 참 부지런 하다.어린것이 잠간 졸뿐 부르면 언제나 달려 나온다. 올해는 나태함을 대운이에게 배우려 한다. 땅개라고 부르는 소형 잡종견인데도 얼마나 용감한지 우리 절에는 멧돼지, 고라니, 너구리가 흔적을 감췄다. 지난해 텃밭은 고라니가 매일밤 출몰해서 고추수확은 풋고추 몇 개가 전부였었는데 올해는 대운이 덕을 보려나 기대가 된다. 세상을 등지고 싶고 우울한 심리상태도 개띠해인 올해는 대중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해야 될것 같다. 개는 충성심이 대단하다. 대운이도 그렇다. 충성심을 배우자는 것이 아니라 큰 목표와 희망을 향해 물러섬이 없는 기상을 개띠 해에는 배워야 할 것 같다. 무술년 신 새벽 만물을 깨우는 도량 석에 벌써 잠을 깬 대운이는 졸졸 따라 다니며 도량을 옹호한다. 마치 제가 주인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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