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수의 시와 맑은 글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제217회> 콩나물국밥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8/01/14 [15:19]

 음표도 없는 노래를 먹는다. 소리도 요란스럽게, 컨덕터는 보이지 않고 악보 속 까만 콩나물들이 팔팔 끓는 뚝배기에서 콩나물국밥이 되었다. 지은 죄가 많아서 평생 고개를 들지 못하는 콩나물 얼굴마다 누렇게 떴다.

 

저녁에 먹는 콩나물국밥은 가난한 사람들이 허기를 달래는 것이었다. 아침에 먹는 콩나물국밥은 술꾼들의 쓰린 속을 달래는 것이었다. 삶이 고달프면 고달 풀수록 이빨 빠진 뚝배기 밑바닥까지 긁어댔다. 입천장을 데는 줄도 모르고

 

꽃 지는 봄날에도 눈 내리는 겨울 저녁에도, 고춧가루를 듬뿍 쳐 먹는 콩나물국밥은 눈물이었다. 인생은 안단테냐 비바체냐. 콩나물국밥, 너에게 묻는다.

 


 

해장을 하는데 는 콩나물 국밥만한 것이 없다. 전날마신 술기운을 풀고 든든한 요기까지 되니 일조이석이다. 이런 콩나물국밥은 전주의 대표적인 음식문화가 되었다. 전주 콩나물국밥은 단백한 한편의 시처럼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와 날계란 두 개, 김치깍두기와 새우젓갈 정도의 반찬이 전부다. 콩나물국밥과 날계란을 먹는 순서도 사람마다 제 각각이다. 날계란을 뚝배기에 넣고 흰자가 살짝 익을 때쯤 휘휘 젓는 사람도 있고, 뜨거운 국물에 날계란을 넣고 김 몇 장 찢어 얹어 후루룩 마시는 사람도 있다. 콩나물국밥은 비빔밥, 한정식과 함께 전주의 3대 대표음식으로 손꼽힌다. 전주콩나물 국밥이 유명한 이유는 물이 좋을 뿐만 아니라 `쥐눈이콩`으로 키운 콩나물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쥐눈이콩은 까만 콩으로 맛이 뛰어나다. 전주에서 특별히 유명한 콩나물 국밥집을 찾으라고 한다면 그건 우문愚問이다. 아무데서나 콩나물국밥집 간판만 찾아 들어가면 된다. 아삭하게 씹히는 콩나물과 속을 후련하게 해주는 국물 맛이 어서 오라고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것이다. 전주 사람들의 손맛과 푸짐한 인심까지 더하니 어딜 가나 푸짐한 인정을 느낄 수 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8/01/14 [15:19]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