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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법과 복음
 
이금희 언약의 교회 담임목사   기사입력  2018/01/18 [16:02]
▲ 이금희 언약의 교회 담임목사    

모세오경을 비롯한 구약성경의 전권(全卷)을 율법과 예언자라고 칭한다. 그걸 더 줄인 표현이 율법이다. 구약성경이 율법이라고 할 때 낯설다면 현대적인 표현으로 바꿔 말하면 법률이다. 법이라는 말을 한자로 살펴보면 물처럼 흘러간다는 뜻이다. 나의 뜻과 상대방의 뜻이 다르고, 이 집단과 저 집단의 뜻이 상충할 때 법의 그물에 담아 잘못된 것을 징벌하고 옳은 것을 표창할 때 법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 그럼에도 작금 이 법이라는 말이 가장 경멸적인 표현으로 멸시당하는 것을 지켜보는 현실이 참담하다. 어떤 세력을 등에 업고 조직적인 힘에 의지하여 법의 해석을 좌지우지한다면 나중에는 누가 그 권위에 순종할 것인가.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여반장 하듯 그 뜻이 뒤집힌다면 사람사이의 도리를 지켜낼 권위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걱정된다.


나사렛 예수가 예언대로 다윗의 동네 유대 베들레헴에서 동정녀 마리아의 몸에서 태어났다. 동방의 천문학자들이 별을 보고 구세주의 탄생을 알게 돼서 그를 알현하러 예루살렘에 나타나니 헤롯대왕은 그 비밀을 알아내 자신의 왕위를 흔드는 구세주를 죽이려 모의했다. 동방방사들은 꿈에 나타난 천사의 지시로 구세주를 만나고 그에게 예물을 드리며 경배하고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갔다. 이 사실을 알고 헤롯대왕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두 살 아래의 갓난아기를 모두 찾아내 죽이라는 끔찍한 명령을 내려 유대 땅에는 아기를 잃은 부모들의 눈물과 하소연이 하늘에 사무쳤다. 이 박해로 잠시 이집트로 피난 갔다가 나사렛에 정착한 예수는 그곳에서 성장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나고 나사렛 예수는 혜성같이 나타났다. 그의 복음전파와 기적적인 치유와 신비한 능력으로 사람들의 소문이 자자했다.


그러자 율법에 정통한 성경학자들과 지식인들은 사사건건 나사렛 예수를 시험하고, 시비를 걸고,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혈안이 됐다. 결국 그들은 나사렛 예수가 하나님의 율법을 어겼다고 어깃장을 놓았고, 식민지배 중이던 로마의 법을 빌어 그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고 말았다. 유대인들은 가장 위대한 구약성경의 법조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법을 따르지 못함으로 이집트와 블레셋, 앗시리아 같은 외세의 빈번한 침략을 받았다. 정권의 혼란기에 시드기야 왕은 눈이 뽑힌 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갔고, 자신들의 땅이 이방인들의 군홧발에 짓밟히는 것을 목격하게 됐다. 세월이 흘러 그들이 그렇게 갈망했던 구세주가 이 땅에 왔을 때 불행하게도 그들은 자신들의 위대한 법조문으로 구세주를 죽여 버린 장본인들이 되었다.


나사렛 예수는 사람들에게 천국을 말했고, 천국의 원리와 그 가치에 대해서 설파했다. 그리고 말로 그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율법을 증명하기 위해 병자를 치유했다. 문둥병자, 혈루병자, 맹인, 죽은 자를 살렸고, 물로 포도주를 만들었고, 물 위로 걷는 기적도 선보였다. 사람의 힘으로 불가능한 것을 하나님의 힘으로 가능하다고 보여주었던 나사렛 예수는 신적인 능력으로 기적을 베풀며 사람들을 위무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것은 사랑이었다. 그는 구약성경이 말하는 율법을 사랑이라는 표현으로 바꾸는 혁명가였다. 모든 것을 뒤집어엎는 혁명이 아니라 사랑으로 포용하는 혁명가였기에 그의 메시지를 복음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에 관한 소식을 굿 뉴스라고 하는 것은 기쁜 소식이요 구원의 소식이요 천국의 희망과 소망을 주는 것이기에 그렇게 불리는 것이다.


법대로 따진다고 모든 것이 해결된다면 지구촌이, 대한민국이 이렇게 소란하지는 않을 것이다. 법은 양날의 검과 같다. 공정하게 집행되어야 하는 법이 금권과 권력에 휘둘리면 사망과 저주를 낳게 된다. 법리를 따지지 않고 모든 것을 대충 처리하고 무르게 처리하라는 것이 아니다. 사랑의 정신이 발현되게 하라는 것이다. 적진 앞의 사분오열에 두려워하지 않고 네 편 내 편 가르고, 날카로운 칼날로 심판만 하다가는 조만간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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