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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에 빠진 안전… `확증 편향`부터 버려야
 
박종묵 총경 군산해양경찰서장   기사입력  2018/01/18 [16:03]
▲ 박종묵 총경 군산해양경찰서장    

항해를 하는 선장의 확증 편향(確證 偏向)이 간혹 선원의 목숨을 잃게 만든다. 자기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심리를 `확증 편향`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는 얘기다. 지난달 9.7t급 낚시어선이 낚시꾼 21명을 태우고 바다로 나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다 날씨가 급격하게 나빠졌다. 당일 오후를 기해 풍랑 예비특보가 발효되기도 했다. 하지만, 선장은 강한 바람과 파도에도 불구, 노련한 실력을 뽐내며 항해를 계속하다가 파도에 떠다니던 그물에 스크루(screw)가 감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선장은 사고 발생 2시간이 지난 뒤 민간 예인선을 불렀지만, 예인선은 기상 악화로 위험하다고 판단해 해경에 구조 요청을 했다. 결국, 기상이 악화될 것이라는 해경의 경고와 회항 요구를 무시하고 승객 21명의 목숨을 담보로 영업을 감행한 선장은 현재 해경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같은 확증 편향의 원인은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자기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기 싫어하는 성향 때문이다.

 

특히, 바다 경력이 오래된 베테랑 선장의 경우는 더 그렇다. 실례를 더 들자면, 지난해 2월 연도항 입구에서 어선 한 척이 전복되면서 선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선원들은 어선 좌우에 설치된 연료탱크 한쪽에만 연료가 채워져 있어서 연료를 나눠 배의 수평을 맞추고 출항하자고 선장에게 건의했지만, 선장은 이를 무시하고 출항을 감행했다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배는 전복됐다. 안전은 확신한다고 확실해지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더욱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위치에서는 자신의 믿음보다는 객관적 정황과 여러 의견을 종합적으로 챙겨 확실해질 때까지 확신하면 안 되는 것이다. 확증 편향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기 생각과는 다른 일이 일어났을 때 그 일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절대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국가가 아무리 완벽한 구조ㆍ구난 시스템을 갖춘다 한들 개인 스스로가 챙기는 안전만큼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그 어디에도 없다. "오늘 바다는 안전한가"라는 물음은 누구에게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닌 자신 스스로 답을 내려야 한다. 고민 없는 나의 확신이 누군가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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