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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우리를 꿈꾸게 하는 시간
 
유서희 수필가   기사입력  2018/01/22 [14:33]
▲ 유서희 수필가    

`5, 4, 3, 2, 1" 보신각의 종소리와 함께 2018년 새 해가 밝았다.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는 아쉬움을 카운트다운으로 보내고 새 해를 맞이하는 기쁨을 환호성으로 첫 날의 시작을 연다. 해마다 맞이하는 1월은 기대감과 희망을 꿈꾸게 한다.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메세지를 전하며 바쁜 일상에 쫓겨 교류하지 못했던 지인에게 미안했던 마음을 자연스럽게 안부를 전할 수 있는 시간. 지난 해 이루지 못했던 일들을 다시 가슴 속에 소망으로 품으며 다짐하는 달. 어쩌면 1월은 열 두달 중 가장 역동적인 달일 것이다. 다른 여는 달과는 달리 1월을 맞이하는 마음은 특별하다. 한 해를 보내는 동안 우리의 마음을 지켜 줄 소망을 품고, 새로운 각오로 삶을 그려 본다. 살다가 어려움을  만날 때면 고난을 극복 할 소망의 항목들을 새기는 달. 그래서 1월은 언제나 우리를 꿈꾸게 한다.


새 해를 맞이하는 모습은 각각이다.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소원을 빌기도 하고 종교의 힘을 빌어 믿음의 결단을 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자연과 함께 차분한 마음으로 소망의 항목을 정리하며 걸어 온 길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세상사가 그렇듯 마음 속의 바램 중 몇가지는 가족의 건강과 경제적 안정을 우선으로 둘 것이다. 나 역시도 그 범위를 벗어나지 않지만 올 해는 특별히 나 자신을 위한 기도 제목을 갖게 되었다. 아내와 엄마로서의 임무 보다는 이제는 나를 아끼고 평소 하고 싶었던 일들 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나의 1월은 특별 새벽기도로 시작된다. 절에서는 정초기도를 하듯 타 종교단체에서는 신도와 성도들의 결심과 소망을 기도로 다지는 행사를 한다. 기독교인이 된 지 꽤 되었지만 믿음이 부족한 탓에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흔들리고 무너지곤 했다.

 

해를 거듭하고 나이의 숫자가 더 해 질수록 나약해지는 나 자신을 다잡기 위해 몇 해 전부터 매년 1월 첫 주 특별새벽기도를 가게 되었다. 추위를 많이 타고 늦게 잠이 드는 편이라 새벽에 일어나야하는 일은 큰 부담이다. 잠 들기 전, 다시 한 번 알람의 입력이 예정 시간대로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잠을 청한다. 그러나 긴장을 한 탓인지 새벽 기도 첫날은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혹여라도 시간을 놓칠까 염려되어 몇 번 잠을 설치다 보면 예정시간의 새벽 4시 30분 알람이 울린다. 기온이 내려간 날은 더 많이 망설여진다. 몸을 일으키기기 싫어 몇 번이나 이불 속에서 몸을 뒤척이게 된다. 그러는 동안 머릿속은 갈등으로 복잡해진다. 갈까 말까. 이대로 잠들어 버릴까. 마음이 중요한 것이지 굳이 새벽기도를 가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짧은 시간 동안 수 십 가지의 갈등이 거미줄을 친다. 그러다 나 자신과의 약속인데 첫 시작부터 실행하지 못하면 일 년 내낸 후회하고 나 자신을 원망하게 될 것 같아 이불을 박차고 일어난다. 두터운 털옷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완전무장을 하고 집을 나선다. 차의 불을 켜고적막한 어둠이 짙게 깔려 있는 길을 가노라면 세상의 어둠이 걷히는 듯 마음이 밝아지는 듯 하다. 조금 넓은 도로로 가니 새벽을 여는 불빛들이 가득하다. 걸어다니는 사람은 보이지 않지만 각자의 공간을 품고 달리는 차들의 움직임이 힘차다. 일주일 동안 새벽마다 일어나는 일은 보통 고통이 아니다. 그러나 힘겹게 특별 새벽기도를 마치고 나면 해내었다는 기쁨에 기도 제목이었던 소망들이 이미 모두 이루어진 듯 기분이 좋아진다. 무엇보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뿌듯함이 크다. 어쩌면 1월을 기다리는 이유가 특별새벽기도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사람마다 1월을 맞이하는 자세는 다르겠지만 그 의미와 바램은 비슷할 것이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감으로 1월을 맞이한 지도 벌써 여러 날이 지났다. 많은 기대감으로 시작한 만큼 시간도 더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 12장의 달력을 넘기며 집안의 대ㆍ소사를 기록하고 다시 1월 첫 장 펼쳐 벽에 걸 때의 그 설레임은 몇 날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시간이 더 흐르고 낙엽 떨구듯 몇 장의 달력을 넘기다 보면 그 때의 마음도 희미해지겠지만, 지나간 날들의 흔적은 마음 속에 새겨져 있을 것이다. 초록의 나뭇잎이 계절을 지나 고운 빛깔로 단풍 들 듯 지금의 설레임을 안고 뜨거운 마음으로 시간을 건너가면 그 시간 또한 붉은 생으로 피어 날 것이라 믿는다. 31일의 날짜가 칸칸이 들어앉아 있는 1월의 달력이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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