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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 비상을 꿈꾸다
 
김재범 도예가 자운도예연구소   기사입력  2018/01/28 [15:19]
▲ 김재범 도예가 자운도예연구소    

정초부터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문체부는 생활 속의 공예를 문화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공예문화산업 진흥 기본계획(2018~2022)`을 밝혔다. 요지는 수요기반의 공예문화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5대 전략과 14개 추진과제를 이행하게 된다. 공예문화정책을 수립한 법정계획으로는 역대급(?)이다. 정부 차원에서 난생처음 내놓은 구상이기에 그러하다.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공예문화산업이 있기나 했던가? 되묻고 돌아보게 된다. 여행을 하다보면 자신의 행적을 기념하기위해 사진은 기본이고 그 지역만의 특색 있는 공예품을 구입하여 소장하곤 한다. 여행을 즐기다가도 돌아올 시간이 다가올 때쯤 되면 `선물이 어떤 것이 좋을까` 고민에 빠진다. 누구에게나 있었을 흔한 경험일 것이다. 국내 유명 관광지마다 기념품 가게를 살펴보면 국적불명의 공예품들로 넘쳐나고 있는 광경은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세계 공예품 가게가 적적할 것 같다. 제작비용이 저렴한 중국이나 동남아 지역에서 만들어진 수입품들이다. 장사 그 이상의 기념의 의미는 없다. 그 지역만의 특징이나 이야기가 담겨 있을 리 만무하다. 이러한 우리의 실정에 답답하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지나쳐왔다. 공예(工藝)는 건축과 더불어 응용미술분야에 속한다. 건축은 뼈대나 틀이라면 공예는 그 내외부 물품의 장식적 기능에 해당한다. 우리 일상생활 주변에서 사용되는 기능과 장식적인 요소를 조화시킨 다양한 재료(도자기, 칠기, 금속, 나무, 유리, 섬유, 종이, 돌, 고무, 가죽 등)나 형태를 지닌 미적 효과를 가진 도구나 물품을 총칭한다. 실용성과 기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순수미술 회화나 조각과는 구별된다. 공예는 조형예술에 비해 그 고유한 영역을 규정하기란 쉽지 않다. 근대이전에는 미술과 공업의 중간위치였고, 19세기 중엽 이후부터는 공업적인 요소가 많았다. 최근에는 미술과의 융합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근대 디자인의 형성 이후 동서양 공예의 정의는 그 모호성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테면 현대공예와 전통공예 가치가 충돌해왔다. 현대사회에서 공예는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예술의 한 갈래로서 순수미술과 디자인 사이 영역에 자리 잡기도 하고, 실용성을 강조하되 미학적 내재 가치를 중요시하는 현대미술이나 응용미술로 인식되기도 한다. 개인공방에서 일품제작에 실용성보다는 완상에 중점을 둔 것은 미술공예다. 반면 일정한 규격과 기준을 바탕으로 기계적인 요소에 의해 양산되는 것을 생산공예로  구분한다. 현대에도 전통공예라는 이름으로 수공예는 존중되고 있다. 그리고 특정작가의 것이 아닌 민예(民藝)품은 민족적, 지역적 특성을 담고 있는 공예영역이다. 민예품은 그자체로 하나의 작은 문화역사 가치를 가진다. 필자는 우리문화 특성에 맞는 공예문화상품을 기획하고 제안하는 일로 소일을 해왔다.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확실한 주문이나 판로가 없다면 적극적 생산을 주저한다. 결국 비용 때문이다. 사실상 주문자 생산방식이 안되면 다양한 디자인이 적용된 공예품을 만드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공예인 스스로가 디자인-생산-유통-판매를 책임져야하는 구조에서는 일품공예에 머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번 계획안은 실행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공예계, 학계, 전문가 토론회와 워크숍으로 난맥들을 짚었다는 점이 기대감을 키운다. 예컨대 그동안 작가나 공방에 일회성으로 직접 지원하던 `공예상품 개발지원`을 개발된 상품의 일부를 공공구매 방식으로 바꾼다. 개인공방에서 유통해오던 공예시장 확대를 위해 지방마다 유동인구 밀집지점인 공항ㆍ기차역ㆍ터미널에 `공예와 문화체험` 공간을 조성한다. 아울러 공예체험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문화예술 치유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는 계획도 담고 있다. 무엇보다 `공예문화산업 진흥 기본계획`이 공예인뿐 만 아니라 국민의 삶의 질을 풍성하게 하는데 유익하다. 그리고 안 대로라면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다. 희미해지던 우리의 민족성, 지역성을 작은 공예품하나로 되살려 낼 수 있지 않을까. 향후 21세기 공예친화시대로의 비상을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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