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근심과 염려가 많아지는 것은 상황과 형편이 더 열악해졌거나 상황을 이겨내고 버텨낼 능력의 부재가 아니라 나의 미래에 대한 예측의 실패와 오진에서 기인할 때가 많다. 나의 허접한 생각과 지식 경험으로 내일을 예상하고 이를 근거로 근심하고 염려한다. 1900년 미국 뉴욕 5번가를 찍은 사진을 보면 도로 위를 지나는 모든 운송수단은 마차였다. 도시에 마차가 널리 사용되면서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 말똥이었다. 마차를 끄는 말들의 말똥이 도로에 쌓이기 시작했고, 악취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거리에 말똥들이 쌓이게 되자 주민들도 당연히 생활 쓰레기도 길 위에 마구 버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비라도 오게 되면 그 길은 완전히 똥물 천지로 변해 버렸다. 당시 유럽의 주요 대도시와 뉴욕의 도로는 말똥 등의 분뇨로 가득 찼고 이것이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20세기 초 뉴욕 시에서는 말 20만 마리가 교통수단 등으로 활용되고 있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말 한 마리당 하루 평균 10킬로그램 내외의 배설물이 나온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당시 뉴욕의 말들은 하루 평균 2000톤에 가까운 배설물을 거리 곳곳에 쏟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수 년안에 이제 뉴욕은 처리하지 못한 말똥에 뒤덮이고 말 것이라고 탄식했다. 더 이상 말똥을 처리하지 못한 채 쌓여 사람이 살 수 없을 것이라고 걱정하고 염려했다. 실제로 1900년대 초반의 기록을 보면 매년 뉴욕 시민 중 2만명 정도가 말똥에 기인하는 파리가 옮기는 각종 질병과 말똥이 말라 건조해져서 발생하는 먼지 때문에 기관 질환으로 숨졌다. 당시 뉴욕시의 인구는 2백만명 정도였기 때문에 시 인구의 1퍼센트 가량이 매년 숨졌다는 말이다. 하지만 불과 13년 뒤인 1913년에는 자동차가 도로 중심을 차지했고 마차는 구석으로 밀려났다.
그토록 염려했던 문제가 생각지도 상상하지도 못한 시대의 변화로 단번에 사라졌다. `우리나라의 실패한 가족계획을 보라!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아들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불과 30여년 전 필자의 어린 시절만 해도 산아제한의 극약 처방들이 정부 정책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정부예산 수십조 원을 들여가며 출산을 장려하고 있다. 우리의 걱정과 근심의 대부분이 바로 이런 종류의 잘못된 미래 예측의 실패의 반복이고 순환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라고 했다. 우리가 염려하고 근심하는 그런 일들이 미래에 일어나지도 않는 쓸데없는 것들일 수 있으니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라는 주님의 권면에 귀기울여야 한다. 생각지도 못한, 감히 상상하지도 못할, 내가 예측할 수 없는 방법과 수를 가지고 계시는 하나님이시다.
내 지혜를 신뢰하고 내 지식을 의지할 때 근심과 걱정으로 자멸한다. 이제 걱정과 염려대신 신의 한수를 기대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믿음이다. 내가 똑똑하고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게 망하고 땅을 치며 후회한다. 자신이 나약하고 미련하다 여기며 겸손하게 주님만 의지하고 말씀 따라 살아가려고 애쓰는 자들이 결국 최후 승자가 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2018년 새해는 걱정하고 염려하라고 주신 것이 아니다. 나는 상상할 수 없는 하나님의 도우심과 역사를 기대하고 내가 생각하지도 못하고 계획하지도 못한 위대한 일들을 소망하라고 주신 선물이다. 이제 과도한 염려와 근심 걱정을 내려놓고 내일에 대한 소망을 선택하고 설레임으로 미래를 맞이하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