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에서 세척제로 주로 사용되는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 가격이 지난해부터 올해초까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환경 정책 덕분인데,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화학업계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적극 추진한 석탄소비 억제정책이 폴리염화비닐(PVC), 가성소다 가격을 급격하게 올리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석탄을 사용하는 중국 내 기업들이 직접 타격을 입은 반면 국내 기업들의 경우 PVC 생산을 위한 기본 원료로 에틸렌을 사용하기 때문에 석탄 가격이 오르면 오를 수록 PVC, 가성소다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것이다.

올해도 중국을 비롯해 유럽 등에서 강력한 환경규제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가격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케미칼, LG화학의 선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26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가성소다는 지난해 평균 1t당 475달러 수준으로 거래됐는데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1t당 70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합성수지 제품인 폴리에틸렌(PE)과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폴리염화비닐(PVC) 등도 1월 세째주를 기준으로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PE 가격은 1t당 1천242달러, ABS는 1천992달러, PVC는 916달러를 기록했다.

합성수지의 원료인 기초유분에 대한 가격 상승도 이뤄졌다. 프로필렌은 989달러, 부타디엔 천1206달러, 벤젠 925달러, 에틸렌 1천290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원재료 값 상승에 힘입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화학업계의 선전을 예상했다. PVC의 경우 LG화학이 연간 93만t, 한화케미칼이 60만t을 생산하고 있으며 가성소다는 한화케미칼이 연간 83만톤으로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많다.

LG화학은 지난해 여수 가성소다(CA) 생산 증설을 위해 47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한화케미칼의 올해 영업이익은 8천853억원으로 전년대비 5.9% 증가할 것이라고 현대차투자증권은 전망했다. 한화케미칼의 실적이 대폭 상승하는 이유로 가성소다 가격이 초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화케미칼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6천306억원으로 이중 가성소다와 PVC 등 기초소재 부분이 5천107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했다.

1t당 10달러가 올랐을 때 회사의 수익이 90억원 증가할 수 있다는 업계 평균치를 적용해 계산해보면 2018년 영업이익은 최소 2천억원 이상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 측 설명이다. LG화학은 PVC, 가성소다, ABS, 합성고무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올해 3조4천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대비 9.3% 증가한 수치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영업이익 2조6천억원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치가 제시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8.3%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투자증권은 롯데케미칼이 올해 하반기 미국 ECC 증설로 인한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지만 한화케미칼과 LG화학에 비해 PVC, 가성소다 가격 상승에 대한 영향을 적게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환경규제로 화학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시진핑 정부에서 환경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경우 국내 제품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