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회>추운 겨울 먼 나라에서
 
하송 시인
 
▲  하 송 시인

어느 때보다 혹한(酷寒)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외출했다가 난방이 되지 않는 야외화장실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온몸으로 퍼지는 냉기에 오싹한 추위를 느끼며 인도의 겨울이 떠올랐습니다. 10년도 훌쩍 지난 일입니다. 갑자기 인도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사적(私的)인 여행이 아니라, 준거집단의 지도교사로서 공로를 인정받아 갑자기 봉사 일정이 포함된 출장을 가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열흘 일정을 앞두고 준비물 안내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도로상황이 안 좋아서 캐리어는 안 되니 반드시 배낭으로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쇠사슬과 자물쇠도 함께 준비하라는 것부터가 예사롭지가 않았습니다. 인도는 집과 거리마다 소똥을 연료로 때기 위해서 납작하게 모양을 만들어서 말리고 있었습니다. 12월 말일에 바라나시 갠지스 강에 도착했습니다. 곳곳에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고 주위에는 사람들이 몰려있었습니다. 죽은 시체를 태우는 것이라는 말에 움찔 놀랐습니다. 시체를 태운 후에 갠지스 강에 뿌린다고 했습니다.


시체가 타고 있는 바로 옆에서는 빨래를 하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그 옆에는 윗옷을 벗은 채 목욕을 남자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시체와 상주와 조문객과 빨래, 목욕하는 사람들과 관광객이 공존하는 신비로운 장소였습니다. 강가에는 빈 물병을 파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물이 들어있지 않은 빈 병이어서 의아해 하는 우리에게, 갠지스 강의 물을 떠가서 먹으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인도 사람들은 갠지스 강물을 성스러운 물로 생각하며 먹는다고 했습니다. 새해 1월1일을 맞이해서 일출 전 새벽에 또 갠지스 강을 방문했습니다. 보트를 타고 강 위에서 촛불을 띄웠습니다. 인도인들과 관광객들로 보트가 줄을 이었습니다. `디아`를 띄우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새해 새날 새 아침에 인도의 젖줄인 갠지스 강에서 인도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동 하느라 1박2일 동안 침대칸 기차를 탑승했습니다. 밤이 되자 기차 좌석 기둥에 배낭을 쇠사슬로 묶어놓고 잠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작은 보조 가방을 가슴에 안고 2층 침대칸에서 잠을 잤던 남자 선생님이 도난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여권, 카메라와 여행경비까지 모두 잃어버리는 낭패를 겪었습니다. 다른 일행은 여행사에서 준 좌대에 여권과 여행경비를 넣고 복부에 감고 겉옷으로 가리고 있어서 화를 면했습니다. 가방을 분실한 선생님 때문에 어수선했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창밖을 보니 한가한 시골 풍경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일행 모두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창밖의 풍경이 어떤 모습인지 이해하는 데에는 별로 큰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적응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미 날이 밝아서 환하게 사물이 보이는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벌판에 쪼그리고 않아서 일을 보고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인데 얼마나 추울지, 비올 때는 비를 다 맞을 텐데 등, 안타까운 생각이 여행기간 내내 가슴 한쪽을 불편하게 짓눌렀습니다. 유니세프(유엔아동구호기금) 조사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13억 인구 중에서, 2015년 5억2천300만 명이 화장실이 없는 집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한밤중에 밖에 볼일을 보러 나갔다가 괴한의 습격을 받거나 전갈과 뱀한테 공격을 당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끌려가 행방불명되는 사건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에는 결혼한 지 5년 된 인도의 20대 여인이 집에 화장실을 만들지 않은 남편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해서 승소를 한 일도 있었습니다. 인도 국민이 집안에 화장실 설치를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힌두교의 가르침 때문이라고 합니다. 인도에서는 소를 신성시해서 소의 똥 역시 부정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종교의식이나 일상생활에서 연료로 애용됩니다. 그런데 사람의 배설물과 땀은 부정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2019년까지 야외 배설을 없애는 `클린 인디아`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1억2천만 가구의 화장실 신설을 목표로 하는 캠페인입니다. 하루빨리 모든 국민들이 집안에서 따뜻하게 일을 보는 가운데 `깨끗한 인도`가 이루어지길, 추운 겨울에 먼 나라에서 응원합니다.


 
기사입력: 2018/01/30 [14:43]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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