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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있을 때 용서하라
 
김경호 울산북부교회 담임 목사   기사입력  2018/01/31 [15:43]
▲ 김경호 울산북부교회 담임 목사    

인류역사는 싸움의 역사이다. 악한 것이 지배했던 인류 시조 아담이후 모든 인간들은 다투고 싸운다. 인류의 제2세대인 가인과 아벨도 다투고 싸웠다. 가인과 아벨은  좋은 형제였지만 일의 성취를 놓고 미워하고 시기하며 분쟁해 결국 동생을 살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현대판 싸움도 마찬가지다. 특히 정치인들은 싸움이 거칠고 보복적이다. 어제까지 호형호제하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등을 돌린다. 마치 가인과 아벨 같다. 어디 그 뿐인가. 상대방이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면 순식간에 걸려들면 자신이 가진 힘을 사용한다. 그때부터 보복의 정치가 시작된다. 그러다보니 나랏일은 뒷전이다. 마치 어진 백성들이 원수 갚고 속 풀이하라고 뽑은 양 싸운다. 그래서 결국 백성들만 불행해 진다. 우리 정치사의 지난 한 장면이고 현재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모습의 일부분이다. 결국 힘이 있을 때 겸손하고, 권력을 잡았을 때 원수를 섬기는 자가 승자가 된다는 진리를 사람들은 놓치고 사는 셈이다.


미국 16대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의 전기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크리스마스가 가까운 날 링컨은 `뜻 깊은 일을 할 게 없을까` 생각했다. 당시는 남북 전쟁이 한 참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나라를 위해 싸우다 부상당한 사람들 생각이 언뜻 나서 링컨은 야전 병원을 불시에 방문했다. 부상자들을 위로하던 와중에 피를 흘려 거의 죽음 직전까지 닿은 부상병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링컨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제가 뭐 해 드릴 일이 없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이 병사가 "저 편지 좀 써 주세요"라고 했다. 그래서 대통령은 그의 편지를 받아쓰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어머니. 저는 살아서 집에 못 돌아갈 것 같아요. 그러나 당신의 아들은 나라를 위해 용기 있게 싸웠어요. 어머니, 정말 어머니를 사랑합니다. 가족들에게 문안을 전해주세요. 천국에서 만나요`라고 했다. 


편지에 그 사람을 이름을 쓴 뒤 그 아래에 `아브라함 링컨이 대서함`이라고 기록하고 대통령이 사인을 했다. 그 병사는 대통령 사인을 보고 "대통령님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링컨은 고개를 흔들며 "아니요. 내가 당신에게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 당신은 나의 가족, 당신은 나의 아들입니다. 나를 대신해서 싸운 겁니다. 내가 뭐 더 해 드릴 일이 없나요?"라고 말했다. 그 병사는 이말에 "대통령님. 내 손을 잡아 주세요."라고 했다. 대통령은 그의 손을 한참동안 꽉 잡고 있는 새 그 병사는 몸을 부르르 떨다가 잠시 후 평화로운 모습으로 눈을 감았다. 아브라함 링컨은 그의 볼에다 키스를 하고 "나의 사랑하는 아들이여. 메리 크리스마스!" 라고 했다고 한다. 참으로 감동적인 이야기다. 그러나 이렇게 사랑이 넘치고 성격이 후한 링컨에게도 정적은 있었다.  에드윈 스탠톤이었다. 그는 링컨을 가장 경멸하며 링컨 대통령의 정책을 맹비난했고, 링컨을 `비천하고 교활한 시골촌놈`이라고 불렀다. 이에 더해 스탠톤은 링컨에게 `오리지날 고릴라`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그러나 링컨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나중에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돼 정부를 조직할 때 링컨은 스탠톤을 국방장관에 임명했다. 그러면서 "그에게 그런 재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링컨은 그를 최대한 예의를 갖춰 대우했다. 몇 년이 지난 뒤, 링컨 대통령이 텍사스 극장에서 저격돼 백악관 침실에 옮겨졌을 때 스탠톤은 링컨의 시신이 놓여 있는 바로 그 방에 있었다. 그는 죽어 말이 없는 링컨의 얼굴을 내려다보면서, 눈물을 흘리며 "지금까지 이 세상이 가졌던 통치자 중에 최고의 통치자가 여기 누워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통치자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한국 정치 세계에는 용서라는 미덕이 없다.  `정적은 모조리 감옥으로 보내야 한다`는 법칙이라도 있는 정치인들은 상대방을 응징한다. 현재 전직 대통령들 아래 있었던 사람들을 법정에 세우고 또 한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대기하고 있는 것도 결국 이런 장면 가운데 하나다.


이렇게 서슬 퍼런 통치자들의 싸움판을 보면 국민들도 이를 닮아간다.  돈의 노예가 되어버린 한 아들이 친구를 이용해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진주에서 벌어졌다.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학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60대 노인이 술만 취하면 방화범이 되어 멀쩡한 집들을 불태우는 사건도 있었다. 어떤 젊은이는 호텔마다 돌아다니며 비상벨을 눌러 굉음을 울린 뒤 달아나는 일도 있다고 한다. 부모가 힘없는 아이를 죽여 산에다 매장한 사건은 전 국민을 분노케 했다. 모두 정상이 아니다. 이렇게 살벌한 사회 분위기가 전적으로 정치판 탓만은 아니라고 해도 일부 기인했다는 사실은 부인키 어려울 것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데 정치인들이 사랑과 관용의 정치를 할 수는 없을까. 아브라함 링컨과 부상병사의 이야기가 대한민국 이야기 꺼리로 회자될 수 있는 일상이 속히 오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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