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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보복, `삼한사미`(三寒四微)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8/02/05 [15:55]
▲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추워. 추워도 너무 추워! 도대체 우리나라 날씨 왜이래?" 요즘 자주 듣는 소리다.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는 말이 올겨울엔 제대로 들어맞고 있는 셈이다. 입춘 무렵의 늦추위는 빠짐없이 꼭 온다는 의미의 속담이라지만 걱정이다. 설상가상 정초 물가 인상과 국내 휘발유 가격이 27주 연속 올라 7년 만에 역대 최장 기간 상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래서 몸이 더 움츠러든다. 마음은 더 오그라든다. 그 최대 피해자는 언제나 그랬듯이 정치적ㆍ경제적 취약자인 일반 서민 대중들이다.
삼한사미의 올해 날씨에 마스크가 `외출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추운 날은 보온을 목적으로, 먼지가 많은 날은 우리의 목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한반도의 겨울은 `삼한사온`(三寒四溫)이란 사자성어(?)로 설명되었다. 삼한사온은 3~4일마다 대륙성 고기압과 기압골이 번갈아 통과해 춥고 맑은 날과 포근하고 흐린 날이 번갈아 나타나는 우리나라 겨울 기후의 특징이었다. 하지만 올겨울엔 삼한사온이 사라졌다. 한(寒)만 있고 온(溫)은 없고, 온(溫)자 대신 미세먼지의 `미(微)`자가 들어갔다.


우리나라 올겨울 날씨 특징은 `삼한사미`(三寒四微)로 정리할 수 있겠다.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 많다는 뜻이다. 이는 수천년간 내려온 우리의 겨울 `삼한사온`을 바꾼 신조어인 셈이다. 그나저나 삼한사미는 올겨울 내내 이어진다니 건강관리에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한파는 고혈압ㆍ뇌졸중의 위험도를 높이고, 미세먼지는 호흡기 관련 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삼한(三寒)은 북풍(北風)을 동반하고, 사온(四溫)에는 서풍(西風)이 분다. 그래서 사온(四溫, 지금은 四微)에는 건강을 위한 조심이 제일이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며 온갖 공해를 배출하는 중국이 한반도 서쪽에 인접해서이다. 또, 겨울철에 중국은 아직도 목탄 원료로 난방하기에 그 연기 속의 미세먼지가 엄청나다. 중국발 미세먼지의 심각성은 경보 없이도 눈으로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사방이 온통 뿌옇다. 그렇다면 중국에서 대기 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는 어딜까? 중국 언론은 절대 공개하지 않는 데이터가 일본엔 있다.


일본에서 집계한 중국 도시의 대기 오염 순위를 보면 상당수가 장쑤성(江蘇省)에 모여 있다. 장쑤성보다 심각한 지역이 허베이성(河北省). 한반도의 북서쪽에 위치한다. 따라서 겨울에 `북서풍`이 불면 우리나라 전체가 미세먼지와 공해의 타격을 받는다. 새해 들어 한반도를 강타한 혹독한 한파(寒波)와 미세먼지 공습 사태는 근본적으로 우리 당대의 문명, 즉 우리 인류가 저지른 자연 파괴에 대한 보복 현상이다. 자동차와 공장 굴뚝, 그리고 개개인의 화학물질 과다 이용에서 배출된 CO2(이산화탄소) 등 유해가스가 대기권을 파괴함으로써 발생한 지구의 이상기후 현상이다. 이에 대하여는 세계적으로 이론(異論)이 없는 듯하다. 박원순 시장이 올해 1월, 출ㆍ퇴근 시간 대중교통 무료 이용 정책을 150억 원이나 투입하여 세 번이나 한 `즉자적(卽自的)인 처방`은 `글쎄(?)`란 생각이다. 이제라도 권력 및 돈과 유착한 정치인들이 그만들 싸우고, 확고한 CO2와 화학물질 절감 대책들을 범국민적으로 실천에 옮길 때이다. 추위와 배고픔에 떠는 서민들의 `사람 좀 살자`는 아우성이 들리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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