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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예방이 최선이다
 
박정관 굿뉴스울산 편집장   기사입력  2018/02/18 [16:25]
▲ 박정관 굿뉴스울산 편집장    

필자는 1987년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그해 서울 서대문구의 있던 한 신학교에 새내기로 입학했다. 팔도에서 모인 선배들과 동문들과 학교 인근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학교를 다녔다. 낯선 외지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해 나갈 무렵, 어느 날 가족들이 보낸 전보가 화살처럼 날아들었다. `부친위독 급래요!` 한 문장에 불과했던 이 일곱 글자가 당시에는 너무 충격이었다. 기차를 타고 급하게 울산에 돌아왔지만 막내인 나는 결국 부친의 임종을 지키지는 못했다. 60 나이도 채우지 못한 아버지는 술을 참 좋아했다. 나중에는 지병으로 술을 끊다시피 했지만 노년의 병마는 부친을 쉽사리 놓아주지 않았다. 가족들은 야음동 번개시장 인근의 자택에서 장례를 치렀고, 문중 선산이 있는 경북 아화의 선산에 도착해 한 인생의 찬란하며 빛났던, 때로 힘겹고 고단했던 육신을 정성을 다해 매장했다.


아버지 장례를 다 치르고 돌아오자 어머니는 몇 날 며칠을 `이제 나는 어찌 사노?` 하는 구슬픈 타령을 쏟아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녀들을 의지하며 또 남은 인생길을 견뎌냈다. 아버지 살아생전 울진에서 오징어 고기잡이배도 탔고, 어머니와 함께 청송의 주왕산에서 가내수공업 수준의 숯 공장을 운영했다고 한다. 그때 라이터도 없던 시절 아버지는 담배를 피우기 위해 성냥을 찾다가 보이지 않자 불붙고 있던 숯 하나를 집어 담뱃불을 붙였다. 그 순간 실수로 들고 있던 숯을 놓쳤고 숯이 덤불에 옮겨 붙어버렸다. "불이야, 불이야!" 하면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세상 떠나갈 듯 큰 소리로 외쳤지만 허공에 퍼진 그 소리로는 번지는 불길을 잡지 못했다. 불이 번지자 동네 사람들이 나와서 양동이로 물을 퍼 날라도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었다. 활활 번지는 불길에 온통 난리가 났지만 작은 산 하나를 태우고야 겨우 불길을 잡았다고 한다. 수십 년이 지났건만 모친은 한 번씩 그 얘기를 꺼내면서 "애먼 짐승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으니 내가 큰 죄를 지었다"고 미안해했다.


살다보면 사건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난다. 말 그대로 한 순간이다. 영화에서처럼 10초 전으로만 되돌려도 사고는 모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하다. 예고도 없던 생방송처럼 진행되는 사건사고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을 바짝 차리는 일이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현장에서 재빨리 위기를 넘겨야 한다. 일전에 제천의 스포츠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남탕에서는 한 명의 인명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발사가 평소 대피로를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발사는 큰 소리로 침착하게 손님들을 그곳으로 인도한 후 자신도 무사히 탈출했다. 이처럼 평소 사소한 습관이 위기의 순간 생사를 갈랐다. 또 세종병원에 사고 소식을 듣고 장모를 구하러간 사위는 결국 장모는 구하지 못했지만 자신의 사다리차로 수많은 인명을 구출할 수 있었다.

 

지난 9일 오전 11시경 울산 남구 뉴코아아울렛 10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신규 오픈 준비를 하던 볼링장에서 공사를 하던 인부들의 용접 작업 중 불티가 튀어 화재가 발생했다고 한다. 스프링클러만 제대로 작동하고 소화기로 초기 진압만 잘했어도 무사할 수 있었을 것인데 안타깝다. 그나마 인명사고가 없다는 것이 천만다행이다. 탤런트 안재욱은 `광화문연가` 공연을 위해 아울렛 건너편 숙소에 머물다가 휴대폰으로 현장 사진을 찍어 안타까운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필자는 현장에 가서 휴대폰으로 직접 사진을 찍으면서 하나의 작은 불씨가 성나면 얼마나 무서운 화마(火魔)로 돌변하는지 생생하게 깨달았다. 무릇 사고가 나기 전 예방이 최선이다. 무엇보다 안전이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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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18 [16:2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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