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 찾아간 경로당. 너무 더워서 후-하고 입 풍선을 만들어본다. 예쁜 제자들이 옥수수를 삶아 두고 기다리고 있었다. 레쿠리 선생님이 가장 좋아하는 옥수수를 애쓰고 고생했다며 준비해 주셨다. 얼굴에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 감자랑 옥수수랑 마당에서 장작불 지펴가면서 삶은 간식이다. 땀이 흘러 눈을 비비면서 웃는 미소, 머리는 헝클어져 밭에서 금방 나온 모습, 장화를 신은 발은 흙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고맙고 감동이다. 뜨거운 한여름의 감동. 더운 여름 날씨만큼 그들의 사랑도 뜨겁다. 사랑스런 제자들, 예쁘고 고맙고 사랑스럽다. 9월에 만날 때까지 건강하고 아프지 말고 웃으면서 기다려 달라고 했더니, 꼭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1년에 200회 이상 행사를 하고 200회 정도의 강의를 합니다. 늘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나만의 파라다이스, 보물섬 같은 실버 친구들을 만나러 갑니다. 만날 때마다 주름진 얼굴에는 미소의 분칠을 해주고, 입술에는 호탕한 웃음의 루즈를 발라주고, 마지막 남은 열정을 가지고 서로를 배려하며 손잡을 수 있도록 그 거친 손바닥에 꿈을 쥐여주는 일을 합니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늘 한결같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우찌 이리 이쁘노. 우리 예쁜 레쿠리 선생." 실버 친구들이 저를 `레쿠리 선생`이라 부르는 것은 레크리에이션이라는 말이 잘 되지 않아서입니다. "선생님, 말이 너무 길어요. 그냥 레쿠리 선생이 좋아요."라고 말씀하십니다. 10년 동안 예쁜 레쿠리 선생이라 불리면서 저에게도 새로운 꿈과 비전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 등지는 날까지 즐거워하며 좋은 세상 나들이를 잘 마칠 수 있도록 그분들을 도와드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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