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Intelligence)`이란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위대한 이론물리학자로 세상에 이름을 떨치다가 몇일 전 타계해 전 세계인을 애도하게 만든 스티븐 호킹 박사가 생전에 했던 명언이다. 지성은 인식과 이해를 토대로 한 정신 활동을 의미하는데 스티븐 호킹 박사는 지성을 정신적 활동을 넘어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진정한 지성인은 다른 조건이나 환경 등에 자신을 맞추어 간다고 했다. 말하자면 변화하는 상황에 맞게 적합한 판단을 하고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진정한 지성`이라는 것이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실제로 근육이 경직되어 목소리까지 잃은 채 기계음으로 의사소통을 하며 특수 제작한 휠체어에 겨우 얹힌 채 전신마비나 다름없는 상태에서도 극도의 장애 임계를 흡수하며 엄청난 연구와 저술, 강연을 소화하여 그 자신이 설파한 진정한 지성을 실천했다. 삶이 아무리 지난하여도 할 일이 있고 얻을 게 있다는 그의 지론대로 그는 경이롭고 위대한 과학자로 세상에 큰 족적을 남겼으며 정신의 승리자로 기념비적인 존재가 되었다. 망원경을 만들어 천체를 관측하던 근대 물리학의 아버지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사망한 1642년 1월 8일에서 정확히 300년이 지난 1942년 1월 8일 영국 옥스퍼드에서 탄생한 스티븐 호킹 박사는, 현대 물리학의 최고봉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태어난 1879년 3월 14일에 지구를 떠나 우주의 별이 되었다.
마치 우주과학자의 계보를 잇는 바톤 터치를 의식하게 하는 신기한 우연으로 생몰하며, 그 과정에서 그는 1963년 21세 나이로 전신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ALS), 이른바 루게릭병 진단을 받는다. 몇 년밖에 살지 못할 거라는 의료계의 예상을 깨고 올해 1월 8일 76번째 생일을 맞으며 의학사에도 기적적인 기록을 남긴다. 또한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후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었던 그의 55년간 긴 시한부 인생은 아이러니하게도 학문적 성과로 빼곡이 점철되었으며 인고의 시간에는 갈수록 더 화려한 지성의 꽃이 피었다. 그리고 평생을 병과 함께 한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일찍 죽을 것이라는 예상 속에 내 인생의 대부분을 살았다"면서 "그래서 시간은 나에게 언제나 귀중하다"고 말한 바 있다. 2년 밖에 살 수 없다는 의사의 사망 선고를 극복하고 55년을 루게릭병과 동행하며 우주 물리학자가 되어 엄청난 학문적 업적을 쌓아 온 스티븐 호킹 박사이다 보니, 아무래도 대중이 그에게 `학문적 과업`에 대한 경외감 이상의 존경을 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장애를 불굴의 의지와 인내로 극복하고 희망을 전달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그 자신도 2012년 런던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막식에서 `장애`라는 것이 도전정신과 희망을 꺾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그 자리에서 연설하기까지의 자신의 삶이 참으로 알차다며 만족해했다. 오래 살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더 열심히 살고 더 많은 일을 하도록 만들었다는 평생 시한부 과학자의 어느 날 소회에, 알량한 업무에도 자주 지치고, 갈등 구조에서는 회피하며 쉽게 물러나 버릇해 온 필자는 감히 머리만 조아릴 뿐이다. `플립사이드`란 말이 생각난다. 사전적 의미로 본다면 `다른 면, 반대면`을 뜻하고 영화에서는 좌우 또는 상하로 화면을 회전하면서 시공간의 빠른 변화를 위해 사용하는 장면 전환 기법을 플립이라고하는데 일상에서는 `좌절의 순간 발견한 작지만 소중한 기회`를 플립사이드라고 부른다. 우리 인생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문제와 시련이 있고 그 중 심신의 장애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핸디캡이겠지만 그 안에는 그보다 더 큰 기회가 숨어 있음을 스티븐 호킹 박사의 시간을 통해 배운다. 막다른 길에 부딪혔을 때 말 그대로 각을 바꿔 숨은 기회를 탐색하는 플립사이드를 스킬로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는 것, 이것이 스티븐 호킹 박사가 남기고 간 시간, 진정한 지성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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