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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탈북자의 강연(1)
 
박정관 굿뉴스울산 편집장   기사입력  2018/03/18 [16:42]
▲ 박정관 굿뉴스울산 편집장    

북핵으로 인한 `한반도 손익 계산서`를 두고 南北美中日이 각자의 주판알을 튕기기에 여념이 없다. 평창올림픽이 열리던 무렵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탈북자들을 초청해 만났다. 지성호 대표도 그 중 한 사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연설 도중 북한인권운동가로 소개하자 짚고 있던 목발을 번쩍 들어 올려 탈북한 자신의 인간승리를 전했던 사람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해 주길 바라느냐"고 묻자 "북한 주민들이 자유를 누리게 해달라"고 말하면서 세계인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 뉴스는 전 세계로 방송돼 국내외적으로 잘 알려진 상태다. 최근 울산극동방송이 지성호 대표에게 강연을 요청해 지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2시 남구 근로복지회관과 대영교회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강연했다. 지성호는 북한의 가장 끝자락에 위치한 회령시에서 태어났다. 부모와 동생들과 할머니까지 여섯 식구가 초근목피로 하루하루를 살아야 할 정도로 생활이 어려웠다. 북한이 주는 배급으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처지였다. 그가 살고 있는 곳은 탄광지역이었다.


그는 석탄을 실은 열차가 회령까지 20여km를 달리는 동안 전력으로 열차에 뛰어 올라 갈탄을 땅에 던져야 했다. 그리고 열차가 달리는 동안 다시 뛰어내려 떨어진 갈탄을 찾아 둘러메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팔아야 겨우 옥수수 같은 식량을 구입할 수 있었다. 하루는 정신을 잃고 열차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다음 열차에 치여 그는 왼쪽 다리를 잃었고, 왼쪽 손가락을 잃었다. 수술용 혈액도 없고, 진통제도 없이 의사는 응급처방을 했다. 생지옥 같은 고통을 그는 온몸으로 감내하며 `차라리 죽는 것이 낫구나` 외치다 혼절했다. 그는 회복되는 7개월의 긴 시간동안 통증으로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그는 회복 후 먹을 것을 구하러 중국 땅에 들어갔다. 미제는 침략자요 기독교인은 사람의 탈을 쓴 승냥이로 배웠는데 정말 그런지 호기심도 일었다. 교회 사람들의 따듯한 한 대를 받으며 얼마를 지낸 후 그는 자신의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국경수비대에 체포돼 무자비한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 그들은 "동무 같은 장애자는 공화국의 수치요 수령님의 얼굴에 먹칠하는 살아있어서는 안 될 존재야!"라는 말에 절망했다.


겨우 내쳐져 쫓겨난 그는 탈북을 결심하고 동생과 두만강을 건너 구사일생으로 중국 국경에 닿았다. 중국에서 남한사정을 알게 됐다. 북한에서 교육하던 것과는 완전 딴판이었다. 중국과 북한정세도 파악할 수 있었다. 자신의 장애 때문에 동생과 같이 하다가는 둘 다 적발될 것을 염려해 "나는 잡힐지라도 너는 살아야한다. 우리 형제의 인연은 여기까지인가보다"하며 동생과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힘겨운 탈북과정을 거쳐 그는 드디어 남한에 도착했고, 동생과 극적으로 재회했다. 남한에서 그는 부친의 소천에 대해 들었다. 잡혀가 고문 끝에 처형당해 집에 두고 간 시신을 이웃들이 장례를 치렀다고 했다. 지성호 대표는 강연 도중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에 태어난 것이 죄가 아니지 않은가. 장애인이라는 게 죄가 아니지 않은가" 그의 말대로 공산주의 체제가 들어선 북한 체제에서 조부모와 부모에게 태어났다는 것이 죄는 아니지 않은가.


그는 남한에 정착해 살면서 포장마차를 했다. 그런데 노점상을 하고 있던 사람이 "우리가 이미 하고 있는데 당신이 왜 여기서 장사를 하느냐"며 몇날 며칠 동안 시비를 걸어왔다. 그는 "나는 북조선 출신인데 같이 좀 먹고 삽시다"면서 그곳에서 끈질기게 영업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역방송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시비를 거는 행동은 멈추어졌다. 나중에 그는 그게 상도덕을 몰랐던 해프닝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당시는 생존문제였기 때문에 앞뒤를 돌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대학생활을 하면서 컴퓨터를 배웠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기도를 하다가 "그렇게 의식주 문제만 해결하라고 탈북한 게 아니다"는 염감을 받았다. 이어 미국에 초청받아갔고 그는 거기서 자신이 삶의 과정을 그 대로 전달했다. 청중들은 하나같이 일어나 열화 같은 기립박수로 그를 환대했다. 그는 나치 독일당시 수많은 독일 기독교인들이 나치의 만행에 침묵했던 사실을 예로 들며 "알리지 않으면 나쁜 사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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