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울산에는 극심한 겨울 가뭄을 해갈하는 반가운 단비가 내렸다. 한반도에도 지난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에 따뜻한 봄을 알리는 단비가 내렸다. 남북한 선수단 공동입장,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보여준 하나 된 마음과 뜨거운 열정이 보여준 작은 평화는 눈덩이처럼 빠르게 커지고 있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아름다운 모습이 경기장 밖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한반도기의 독도표기를 이유로 패럴림픽 공동입장을 무산시켰고 올림픽 전날인 8일을 갑자기 건군절로 바꿔 열병식을 벌렸다. 이처럼 북한은 아직도 두 얼굴로 우리를 대하고 있으며, 이것이 북한의 대화 공세에 신뢰를 가질 수 없는 이유이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은 우리의 평화로운 섬마을 연평도에 170여발의 포탄을 퍼부었다. 평화롭던 대한민국 영토에 갑자기 큰 굉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다. 바로 연평도 포격도발이었다. 북한이 한국전쟁 휴전 협정 이후 처음으로 대한민국의 영토를 직접 타격하여 민간인 2명과 군인 2명이 사망하고 많은 이들이 중상을 입었다.
특히 민간인이 사망한 최초의 사건으로 대한민국 국회는 북한의 무력도발이 결코 용인될 수 없는 명백한 범죄행위로 인식하고 확고한 군사대비 태세를 통해 북한의 추가 도발행위에 대해서 단호한 대응을 촉구하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가 북한과의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휴전협정을 맺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고, 그 사실을 잊고 주어진 평화에 평온하게만 살았던 지난날들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로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기지를 발휘하며 적과 맞서 싸운 우리의 용사들이 있었다. 대한민국 해병대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이다. 평소에 장난기 많고 한없이 앳돼 보이기만 했던 병사들이 늠름하고 자랑스러운 군인의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우리 군의 희생과 노고가 있었기에 우리가 지금까지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희생이 잊혀지지 않도록 보훈청 공무원으로 역할을 다할 것을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 정부는 제2 연평해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사건 등 서해에서의 북한 도발 관련 사건을 포괄하여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을`서해수호의 날`로 제정했다.
이 날은 서해 수호를 위해 희생ㆍ공헌한 호국 영웅을 기리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 국토수호 결의를 다지는 날이다. 2016년에 처음 제정되어 이 날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국민들도 많을 것이다. 서해수호의 날은 서해도발 관련 사건을 포괄하여 국가안보를 되새기는 날로 이름과 장소, 행사 날짜 모두에 의미가 담겨 있다. 서해수호의 날은 왜 3월 넷째 금요일 일까? 그 이유는 바로 북한 잠수정의 기습 어뢰공격으로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한 우리 군의 피해가 가장 컸던 천안함 피격일(2010년 3월 26일 금요일)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3월 23일이 서해수호의 날이며 국립대전현충원에서는 10시에 기념식을 거행하고 우리고장 울산에서도 14시 시청 대강당에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다. 3.12.~22.까지 태화강역, 3.23일 울산광역시청, 3.24. 태화강 둔치에서 특별안보 사진전이 열릴 예정이며, SNS 이벤트도 진행중에 있다. 봄꽃들이 막 피기 시작하는 3월 말, 잠시라도 서해수호 55용사를 상기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웅들을 떠올리며, 그 숭고한 정신을 우리들의 마음에 새기는 날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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