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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회>봄똥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8/04/08 [14:45]

봄똥 쳐다만 봐도 그리움이 먼저 와 어머니의 얼굴이 되었다

 

그 시절 그만 때가 되면
마을 공동 우물가에
순지네 고모도 철구 할머니도 우리 어머니도 봄똥같이 앉아서
손에 배추물이 든 지도 모르고 씻고 또 씻던
봄똥

 

보리밥 푹퍼서 볼따구가 터지도록 쌈 싸 먹는 날
된장도 따라 서럽던 초봄 가에서
점심밥 푸지게 먹은 달착지근한 햇살도 배가 부르면

 

울 넘어 남새밭
잔설 속 겨울을 툴툴 떨어내고
어머니는
봄똥같은 똥 한 무더기를 싸놓고 봄똥이 되었다

 


 

 

봄똥은 표준말로 `봄동`이다. 봄은 순 우리말인 `봄`이고 동은 한자어 겨울 `동冬`의 합성어다. 봄은 겨울의 끝에 있고 겨울의 끝에 봄이 있어 봄과 겨울사이에 태어난 것이 봄동이다.

 

겨울과 봄을 품은 맛을 가진 것이 봄동이다. 봄동이 세월을 따라가면서 봄똥이 되었다.

 

봄똥은 노지에서 겨울을 보낸 배추가 추운 날씨 때문에 결구(속이 꽉 참)되지 못하고 잎이 옆으로 퍼진 아삭하고 단맛이 강한 채소다. 추위에 강하며 햇볕 잘 드는 양지바른 밭에서 잘 자란다.

 

잎이 크지 않고 속이 노란색을 띄는 것이 고소하고 맛이 좋다. 냉이, 달래 등과 함께 대표적 봄채소인 봄똥은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씹을수록 고소하다.

 

일반 배추보다 두껍지만 조직이 연하여 씹는 식감이 좋다. 외식업소에서는 주로 겉절이, 샐러드 등 양념이나 소스에 무쳐 계절성을 반영한 메뉴에 활용한다. 밥상머리에 앉은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해 주는 것이 `봄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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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08 [14:4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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