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이제 앞으로 한 달하고도 보름 정도의 시간을 남겨 놓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기관마다 다양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들마다 조금이라도 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기자회견이며 다양한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심지어 조금이라도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후보자들끼리의 이른바 `후보 단일화`에 대한 논의도 언론을 통해 종종 보도되고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울산교육을 책임질 교육감 후보로 나선 이들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숫자의 후보들이 출마하고 있는 실정이다. `진보`와 `보수`의 가치를 제각각 내세우며 출마한 후보들이 있는가 하면, 특정 진영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소신을 주장하는 후보도 있다. 다양한 색깔들의 많은 후보들이 출마하게 되니, 교육감 당선을 위해 주장하는 공약들도 출마한 후보들의 숫자만큼 다양한 편이다. 학교 시설을 비롯한 교육환경의 시설 개선에서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업무제도 개편, 심지어 무상교복과 학생들의 수학여행비 지원까지 다양한 공약들이 발표되고 있다.
각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들은 어쩌면 그동안 울산시민들이 피부로 절감하고 있는 부족한 교육혜택에 대한 대답일 수도 있겠지만, 실현가능성과는 상관없는 그야말로 `헛된 약속`이자 공수표인 공약(空約)인 것이 섞여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울산 시민들이 어떤 공약을 선택해야 `우리 아이들이 더욱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마음껏 신나게 뛰어 놀며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지금부터 필요한 시간이 아닐까 싶다. 학교 현장에서 교육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교사의 입장에서 6월에 당선될 교육감에게 바라고 싶은 희망사항이 3가지 있다. 첫째, 더 이상 `울산 교육 수난사`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1997년 광역시 승격이후 7대 교육감까지 4년의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친 이는 3대 교육감이었던 최만규가 유일하였다. 선거법과 각종 비리에 얽혀 교육수장이 구속되고 교육청에서 쫓겨나야 하는 소식을 언론에서 접할 때마다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정직`과 `준법`, `청렴`을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부끄럽고 참담한 지를 교사들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일이 되어 버렸다. 4년의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무리하고 박수 받으면서 퇴임하는 교육감을 만나보고 싶다.
둘째, 선생님들이 교실 수업에 더욱 전념할 수 있게 해 주었으면 한다. 전국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선생님들의 자발적인 `학습공동체` 모임이 이제 울산에서도 조금씩 퍼져가고 있다. 오직 수업과 학생들의 생활지도에 더욱 전념할 수 있도록 `실적`과 `보여주기`식의 정책 추진이 교육행정에서 사라지고, 현장의 교사들을 믿고 자율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주었으면 한다. 예전과 달리 수업이 끝나도 함께 모여서 아이들의 성장에 대해서 이야기 나눌 시간이 없다. 모이면 늘 업무추진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사업 계획은 언제까지 마감해야 하고, 보고서는 이것과 저것을 보충해서 기한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중심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부끄럽게도 교사들이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여유조차 사라져 버린지 오래 되었다. 마지막으로 교육감의 정책구상을 학교현장에서 실현하고 전달해 주어야 하는 학교장에 대한 문제이다. 아직도 권위주의적인 생각으로 일방통행의 의사전달을 마치 민주적인 의사수렴인 듯 생각하고 실천하는 `용감한` 학교장들에 대한 소문이 현장의 교사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학교 현장의 자율성과 민주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공약이라도 결국은 빈 수레가 되어버릴 것이 뻔하다. 학교장에 대한 민주적인 리더십의 중요성 또한 빠뜨리지 않는 교육감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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