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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피해자 수기 읽은 일본 대학생들 "부끄럽다"
 
편집부   기사입력  2018/05/01 [15:36]

"조선인 징용 제도를 모르고 있었다. 책을 읽으며 잔혹한 당시 상황에 눈을 감아버리고 싶었다. 너무 부끄러웠다." 일제강제징용 피해자의 수기를 읽고 복잡한 심경을 토로한 일본 대학생들의 감상문이 눈길을 끌고 있다. 1일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에 따르면, 일본 국립 아이치교육대학교 나야 마사히로 교수(64ㆍ독문학)는 자신이 가르치는 3개 교과목 수강생들에게 `일제 강제 징용 수기` 독서를 권했다.


학생들은 `사지를 넘어 귀향까지(저자 이상업ㆍ소명출판)`를 읽고 94편의 감상문을 썼다. 감상문에는 일제 강제 징용 실태를 처음 접한 심경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고 이상업씨는 1928년 전남 영암에서 태어나 15살에 후쿠오카에 위치한 미쓰비시광업 소속 가미야마다(上山田) 탄광에 끌려갔다. 지하 1500m 막장에서 강제 노역과 구타에 시달린 그는 세 번의 탈출 시도 끝에 가까스로 탄광에서 빠져 나왔다. 강제 징용의 참상과 식민지 민중으로 겪었던 고통과 설움을 책으로 펴냈다. 지난해 5월26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아이치교육대 2학년 다케우치 미쿠(竹內美空)씨는 "지금 한일 관계와는 너무 달라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일본은 당시 조선인에게 인간 취급을 하지 않았고, 해서는 안 될 일을 강요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과 교원양성과정을 밟고 있는 4학년 고다마 유다이(兒玉雄大)씨는 "책을 읽고 전쟁의 공포를 느꼈다"며 "15세라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징용령을 받다니 지금으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공포감이 밀려오는 동시에 슬퍼진다"고 말했다.


교육지원과정 심리 전공인 2학년 수기우라 유미(杉浦侑實)씨는 "하루 15시간에 걸친 중노동, 부족한 식사, 열악한 노동 환경, 사소한 일에 휘두른 폭력 같은 가해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믿기 어렵다. 복잡한 심경이다"고 전했다. 일제 강제 징용에 대한 참상을 뒤늦게 알게 된 것에 대한 충격과 함께, 그 원인을 일본 교육 문제에서 찾는 학생의 시선도 눈에 띈다. 가야하라 유이(萱原結衣ㆍ4학년)씨는 "70년 전에 정말로 일어났던 일이라고 믿기 어려웠다. 지금까지 배웠던 역사 교육에서 일본은 피해자였다"며 "자국이 저지른 일을 감추고 후세에게 전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허탈한 심정을 밝혔다.


교육지원과정 심리전공인 2학년 고니시 마유(小西眞由)씨는 "창씨 개명, 일본어 사용 강요 등 강제 동화정책은 현재 재일 조선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며 "민족 혐오 발언이 없어지지 않고, 일본인과 동일하게 세금을 내고 있는데도 참정권이 주어지지 않는 등 차별 의식은 여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 역사 교육의 중점은 패전국 입장을 강조하며 세계 유일의 피폭 국임을 강조하는 데 있다"며 "초등학교에서부터 일본의 과오를 배우고 다른 민족을 존중하는 마음을 기르는 부분이 현재의 일본 교육에서는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나야 마사히로 교수는 "학생들이 부담 없이 자신의 느낌을 기록했다. 교과서에서 다뤄지지 않은 얘기여서 그런지 `일본이 가해국이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다`는 평이 중론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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