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역사적인 남북정삼회담이 열리는 4월 27일 부산지역 관내 보훈청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장소는 경남 산청군에 위치한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이였다. 이른 아침 비몽사몽 자의반 타의반으로 울산을 출발한지 2시간 30분이 지날 무렵 고고한 자태를 드러낸 푸른 산줄기들이 마을을 에워싸고, 힘차게 흐르는 맑은 강물이 흐렸던 나의 정신을 흔들어 깨웠다. 산청군 시천면에 위치한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은 조선중기 실천성리학의 대가 남명 조식 선생의 사상을 토대로 청렴정신과 올바른 인성교육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와 연수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되었다는 설명을 듣고 혁신워크숍과 체육대회를 진행할 장소 특히 남명 조식 선생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남명선생은 1539년 39세로 초야에서 학문에만 전념하는 유일(遺逸)로 인정받아 국가의 부름을 받았지만 나아가지 않았다. 선비가 수기(修己)하면 당연히 치인(治人)의 단계로 가서 학자 관료인 사대부가 되는 것이 상식인 그 당시에 선생은 그 길을 거부하고 재야 지식인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선생의 고고한 선비정신에 대한 일화는 많지만 기본 모티브는 명종에게 올린 단성소(丹城疏)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단성소에서 양반 관료의 부정부패와 지방 서리들의 횡포를 지적하고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켜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 것을 주장했다. 백성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하고, 옳은 일이라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강직한 선비정신이 남명 조식 설화의 바탕에 깔려 있다. 또한 선생은 `칼을 찬 선비`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것은 그가 차고 다녔던 방울과 칼에서 유래한다. `성성자(惺惺子)`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방울은 늘 깨어있는 정신상태를 말하는데, 몸을 움직일 때마다 나는 방울 소리를 들으며 늘 자신을 반성했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도 철저히 절제하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다. 특히 경의, 마음이 밝은 것을 `경`이라 하고 외적으로 과단성이 있는 것을 `의`라 함을 중시하여 `경`으로써 마음을 곧게 하고 `의`로써 외부생활을 해나간다는 생활철학을 실천하였다. 학문을 익히는 것 못지않게 실천을 중시했던 스승의 정신은 그 제자들에게 이어져 임진왜란 같은 나라의 위기상황에서 적극적인 의병활동으로 전개되었다.
이처럼 순수한 지식인의 길을 선택한 선생의 모습에서 자신이 해야 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권력과 물질의 욕심에 청렴한 모습을 지닌 채 올곧게 살아 갈 것을 그리고 양반 관료의 부정부패와 지방 서리들의 횡포를 지적하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 것을 주장하며 실천을 강조한 선생의 모습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보훈공무원으로 부끄럼이 없도록 소명의식을 가지고 나의 역할에 충실하고 청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적극 동참하며, 늘 깨어있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보훈가족이 실감하는 보훈행정을 위해 혁신하는 자세로 실천 할 것임을 다짐해 보았다. 청정지역 산청에서 뜻 깊은 시간에 모두 하나 되어 발전하는 우리를 다짐하고 혁신의 중요성을 함께 공유하면서 혁신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겨 따뜻한 보훈, 찾아가는 보훈을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할 것을 결의 하였다. 신록에 푸르름이 짙어지고 있는 4월 어느 날, 우연하게 만났지만 꼭 만나야만 했던 남명선생의 청렴과 혁신의 리더십을 통해 오늘의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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